- ETF보다 복잡한 구조, 상품화에 오래걸려
[뉴스핌=한기진 기자] 파생상품의 기대주 상장지수채권(ETN) 1호를 일러야 내년 말쯤이나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위원회가 기존 도입 ‘불가’ 입장을 접고 허용 계획을 밝혔지만, 금융투자업계와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지 못했다. ETN이 상장지수펀드(ETF)의 보완 상품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ETF 거래가 많지 않은 점이 우려되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ETN 도입을 위한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사이의 구체적인 협의가 내년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해외사례를 보고 ETN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수준”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우리투자, KDB대우, 삼성,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는 ETN도입에 손을 놓고 있다.
ETN은 발행사의 신용도에 따른 부도 위험이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거래되기 위해서는 대형 증권사의 신용도가 필요하다. ETN 거래가 가장 활발한 미국에서는 2008년 리만 브라더스 파산으로 이 회사가 발행한 ETN 3종목이 상장 폐지됐다.
증권사들이 ETN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채권 트레이딩부서에서 상장 및 운용에 관한 기초작업이 먼저다.
대형증권사 트레이닝부 관계자는 “거래소에서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 연락받은 게 없어 ETN 준비를 시작 못했고 내년 시작을 해도 상품화 과정까지 1년은 넘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ETN이 최근 금융상품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라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파생결합상품은 주식워런트증권(ELW)이 유일한데, 이 상품은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투기적 요소가 강하다. 또 원자재 등 비슷한 기초자산으로 만든 파생결합증권(DLS)은 상장돼 거래되지 않지만 ETN은 ETF처럼 거래소에서 언제든 매매할 수 있어 유동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특히 미국 일본 등지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미국은 ETN을 2006년 도입한 이래 펀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데 작년 11월 기준으로 발행사 12곳, 상품 수 210개, 순자산총액 165억달러의 시장이 형성됐다. 일본도 2011년 9월 ETN 시장을 열어 10개 상품을 상장시켰다.
ETN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헤지(위험회피)수단으로 변동성지수(VKOSPI) 선물 상장이 필요하다. 한국거래소가 주도해야 하는 작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ETN은 구조가 ETF보다 어려워 금융상품으로 인기를 끌기 위해서는 투자자를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