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저리자금 의존 줄이도록 변화 일부 용인
[뉴스핌=우동환 기자] 중국 채권 금리가 계속 상승해 가격이 매력적인 수준까지 떨어지고 있는 데도 거래는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 때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던 금융시장이 금리 여건의 변화로 인해 고전하고 있는 단면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2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1월 중국 전체 채권 거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은행간 채권 거래 규모는 총 1조 7400억 위안(303조 원)으로 집계돼 10월에 기록한 1조 4100억 위안에 비해 소폭 증가했지만 1년 전 거래 규모인 7조 1400억 위안(1243조 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라며, 이는 도했다.
중국 전체 채권시장 거래규모(은행이 국채 투자 78%, 회사채 31% 차지) ※출처: 아시아개발은행 AsiaBondOnline, 뉴스핌 |
이 처럼 중국에서 채권 거래가 급감한 것은 지난 6월 단기 자금시장을 중심으로 불거진 신용 경색에 대한 우려가 채권 시장의 지형도를 바꿔놨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싱가포르 대화은행(UOB)의 수안 텍 킨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채권시장에 구조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신용팽창을 억제하기 위해 개입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이 한 동안 공개시장조작에 나서지 않으면서 채권 수익률은 2년래 최고치 수준으로 접근했다. 중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달 20일 기준 4.72%까지 상승해 지난 200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사상 최고치는 2004년 11월에 기록한 4.88%다.
이와 관련해 궈타이쥔안증권 쉐허샹 애널리스트는 "은행 및 보험사와 같은 주요 채권 기관투자자들은 충분한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채권을 기피하고 있다"고 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들은 대신 자산운용상품이나 신탁 상품과 같은 위험하지만 고수익을 보장해주는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UOB의 수안 텍 킨 이토노미스트는 "시장이 고금리 환경에 적응하려면 몇 개월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내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정부는 시중 저리 자금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조달 비용 부담의 증가 추세를 일정 부분 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중국 금융시장의 은행간 자금대출 금리는 지난 11월 18일 기준으로 연율 5.94%를 기록, 6월 27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지난 2일 4.63%로 다소 안정을 찾고 있다. 올해 초반까지 최근 2~3년 약 2%~3% 정도 수준이던 은행간 자금 금리는 6월 경색 사태로 폭등했다가 중앙은행 유동성 투입으로 4% 수준까지 하락했었다.
한편, ANZ뱅크의 전문가들은 그 동안 중국 자금시장이 풍부한 신용 공급에다 투자 기회가 제한적이어서 은행들이 국채를 매수한 뒤 만기까지 보유하는 등 금리가 인위적으로 눌려있는 상태였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그동안 중국 시중금리가 서로 다른 만기와 종류의 차별적인 위험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상업은행들이 투자상품을 확대되면서 급격한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