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와 차녀가 본격적인 경쟁을 벌인다.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공식적으로는 에버랜드 경영에 참여하지 않지만 현재의 지분구조가 유지될 경우 그룹의 지배권을 장악하게 된다.
2일 삼성은 사장단 정기인사에서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제일모직에서 패션사업을 에버랜드에 매각하면서 이 사장이 패션사업에서 손을 놓는 게 아니냐는 일부 관측이 있었지만 이 사장이 제일모직에서 에버랜드로 자리를 이동을 하면서 그룹의 패션사업을 지속적으로 총괄하게 됐다.
이부진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은 직책 변동 없이 현재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게 된다. 인사 발표 전 이부진 사장의 부회장 승진론이 조심스럽게 예상됐지만 이날 삼성그룹의 부회장 승진 인사는 단 한명도 없었다.
이서현 사장의 승진 인사로 이 회장의 두 딸이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에서 각각 본인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하는 모양새가 됐다.
두 딸의 뒤에는 삼성그룹의 핵심 전문경영인이 경영수업을 담당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이부진 사장 뒤에는 김봉영 대표, 이서현 사장 뒤애는 윤주화 대표가 자리했다. 재무통인 윤 대표는 제일모직으로 자리를 옮길 당시 패션사업의 구조조정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설이 재계 안팎에서 거론됐다. 구조조정의 결과는 패션사업을 에버랜드로 매각하는 쪽으로 결론났고, 이서현 사장과 함께 윤 대표도 에버랜드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삼성의 지배구조는 삼성에버랜드에서 시작한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생명 지분 19.3%를,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3%를 보유하는 식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에버랜드 지분 25.1%를, 이부진.이서현 사장은 각각 8.37%를 갖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