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불황에도 실적 나름대로 괜찮아…"성과주의"
[뉴스핌=서정은 기자] 삼성그룹 정기 사장단 인사가 베일을 벗은 가운데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삼성선물 사장들은 자리를 지켰다. 고질적인 업황 부진에도 상대적으로 견실한 성과를 낸 만큼 위기 속에서 기회를 엿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은 2일 사장 승진 8명, 이동 및 위촉업무 변경 8명 등 16명 규모의 2014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금융 계열사 사장도 교체됐으나 김석 삼성증권 사장, 윤용암 삼성자산운용 사장, 김인주 삼성선물 사장 등은 이동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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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삼성증권 사장(左) 윤용암 삼성자산운용 사장(中) 김인주 삼성선물 사장(右), 지난해 사장단 회의 참석 모습, 사진=뉴시스 제공> |
이에 대해 삼성그룹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들 모두 사장으로 취임한지 오래되지 않았고, 업계가 혹한기를 맞은 가운데 상대적으로 선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삼성그룹 쪽에서 수익성 악화가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님을 염두해둔 것 아니겠느냐"며 "그 와중에도 성과가 보였기 때문에 별 탈 없이 넘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삼성증권은 업황 악화가 이어지자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15개 지점을 통폐합하고 100여명이 넘는 직원들을 관계사에 전환배치, 몸집을 줄였다.
이에 삼성증권은 2분기(7~9월) 영업이익 296억8200만원, 당기순이익과 매출액은 4935억4500만원, 209억54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는 대폭 줄어들었지만 지속적인 비용절감, 상품운용수익이 늘면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기대비 92.74%, 108.93% 각각 늘었다.
한편 삼성자산운용은 기획재정부 연기금 투자풀 주간 운용사로 재선정됐고 헤지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롱숏펀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등 안정적인 순항을 이어갔다. 삼성자산운용의 헤지펀드 설정액은 5200억원, 시장점유율 30%에 육박하고 'KODEX' 브랜드를 통해 ETF시장에서도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아울러 싱가포르 법인을 철수하는 대신 홍콩법인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중화권 시장에 역량을 집중한 것도 눈에 띄는 성과다.
삼성선물은 다소 부진한 성과를 냈지만 김인주 사장이 삼성의 재무통인만큼 섣부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적인 선택을 했다는 관측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삼성선물은 상반기(4~9월) 영업이익 86억7000만원, 순이익 65억1500만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3.6%, 17.7% 감소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선물 사장은 큰 틀에서 고려가 됐을 것"이라며 "일일이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삼성증권 김석 사장에 대해서는 업계가 어려우니 체질개선을 제대로 해달라는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에둘러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