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매입 종료해도 상당기간 최저금리 유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속내를 마침내 읽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 곧 금리 인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해가 투자가들 사이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것. 벤 버냉키 의장을 비롯한 연준 정책자들이 가장 골머리를 앓는 문제가 실마리를 찾았다는 얘기다.
(출처:뉴시스) |
25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선물부터 파생상품까지 월가의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월 85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을 종료한 뒤에도 최소한 9개월가량 사상 최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이 2015년 말까지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불과 수개월 전에 비해 커다란 변화라는 것이 월가의 진단이다.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지난 9월만 해도 미국 국채시장이 2009년 이후 최악의 하락장을 연출, 양적완화(QE) 이후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시점까지의 간극이 불과 2개월에 불과하다는 의견을 반영했다.
테이퍼링이 곧 금리인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투자가들에게 이해시키는 일이 지금까지 연준에 중차대한 과제였다.
두 가지를 동일시하는 투자자들이 테이퍼링 가능성이 높아질 때마다 국채를 적극 매도해 국채시장이 롤러코스터를 탔다.
특히 지난 5월 버냉키 의장이 테이퍼링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을 때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뛴 것은 단순한 유동성 위축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 긴축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더블라인 캐피탈의 그레고리 화이틀리 펀드매니저는 “5월 테이퍼링이 처음 언급됐을 때 금융시장의 지배적인 반응은 ‘모든 것이 끝났다’는 식이었다”며 “자산 매입 축소를 곧 금리인상이라고 해석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더 이상 이 같은 의견은 지배적인 공감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라자드 자산운용의 조 라모스 펀드매니저 역시 “테이퍼링이 긴축이라는 판단에 따른 긴장감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통화완화 수위를 다소 낮추는 것이라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시작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연준의 행보에 따라 국채 수익률이 폭등하는 상황이 불거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첫 테이퍼링 규모가 투자자들의 예상보다 작을 경우 장기물 수익률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핌코의 토니 크레센지 머니매니저는 “채권 펀드매니저들 사이에 2015년까지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3%선에서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