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들켜서는 곤란한 기록들을 고객 사후 말끔하게 태워주는 서비스가 일본에서 인기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영화'사랑과 전쟁:열두번째 남자' 포스터] |
죽은 사람이 생전 갖고 있던 ‘은밀한 데이터’를 말끔히 없애주는 이색서비스가 일본에 등장했다.
일본 유품정리사인정협회(MIS)가 내놓은 ‘MIS 오타키아게 스테이션’은 죽은 사람이 미처 처리하지 못한 컴퓨터나 스마트폰, 외장하드의 기록들을 말끔하게 태워주는 서비스다. '타키아게'란 우리말로 '태워버림'을 의미한다.
전례가 없는 이 서비스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현대인의 삶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협회 관계자는 “안타깝지만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게 요즘 세상이다. 서비스에 가입한 사람은 불의의 사고로 죽더라도 소중한 데이터를 남에게 들킬 염려가 없다. 우리가 알아서 지워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MIS 오타키아게 스테이션’에 가입한 사람은 유서에 이를 명기한다. 물론 별도의 계약서도 작성해야 한다. 고객이 사망할 경우, 협회 관계자들은 생전에 고인이 지정한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수거해 800℃ 화염 속에서 태워버린다. 지인은 물론 가족에게도 고인이 어떤 데이터를 갖고 있었는지 극비에 부친다.
서비스 가격은 스마트폰이 대당 500엔(약 5200원). 태블릿 PC 한 대는 1000엔이며 노트북은 2000엔, 데스크톱은 3500엔이다. 이 밖에 하드디스크, USB 및 카드형 메모리 소각처리도 가능하다.
흥미로운 것은 협회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사례들이다. ‘죽은 교장의 휴대폰에 저장된 젊은 여학생과 원조교제 사진’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기러기아빠의 컴퓨터 속에 담긴 불륜녀의 영상’ 등 막장드라마에 어울리는 사례를 나열하며 서비스 가입을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불륜과 범죄를 조장하는 서비스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