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정은 기자] "제가 지금 28살인데 비서 공고에는 27살 이하로 명시돼있더라고요. 지원 가능할까요?"
고졸 채용, 열린 채용 등을 강조하는 증권 유관기관들이 비서직을 채용하면서 성별과 나이를 제한했다. 이에 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거래소는 프리머스HR이라는 아웃소싱 업체를 통해 대표이사 및 임원진 비서 채용을 진행했다. 예탁원은 오는 21일까지 서류 접수를 진행 중이고,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11일 서류 접수를 마감, 채용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나이와 성별을 명시해놓는 등 차별적인 행태가 나타났다.
한국거래소가 공고한 '전문임원비서' 자격요건에 '22~28세 초대졸 이상 여성(비서학과전공자우대)'라고 명시돼있다. 예탁결제원 역시 '전문임원비서직'에 거래소보다 1살씩 낮은 '21~27세 초대졸 이상'이라고 못박아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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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송유미 미술기자 편집> |
하지만 같은 사이트에 올라온 공공기관 KBS의 비서채용을 보면 '전문대졸이상'으로만 명시돼있을 뿐 나이나 성별 등은 기재하지 않았다. 일반 사기업 A사가 '여자, 고졸이상'으로만 적어놓은 것보다도 더욱 빡빡하다.
예탁결제원 비서직에 채용을 문의한 Y양(28세, 서울 4년제 비서학과 졸)은 "해당 아웃소싱 업체 사이트를 봐도 다른 공공기관이나 사기업들도 나이제한을 적어놓지 않는다"며 "경력직을 우대하고, 최소한 초대졸 이상 조건을 원하면서 27세, 28세로 제한해놓는 건 대놓고 어린 여자만 찾겠다는 걸로 받아들여진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여성고용정책과 관계자는 "일반 사기업들도 하지 않는 짓을 공공기관들이 하고있다"며 "성별을 여성으로 제한하는 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나이를 제한해놓는 건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채용을 이런식으로 해서도 안되지만 만일 발각된다면 당장 (우리 측에서) 모니터링이 들어가고, 즉각적으로 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