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파이브'의 김선아(왼쪽)와 온주완 |
영화 ‘더 파이브’는 사람 목숨 따위는 우스운 광기의 인형작가 재욱(온주완)과 그에게 가정을 빼앗긴 여자 은아의 이야기다. 이미 성공을 거둔 원작의 느낌과 전개를 영화로 잘 풀어낸 데 일단 합격점을 주고 싶다. 각자 목적을 위해 위험천만한 복수극에 뛰어든 네 인물 남철(신정근), 철민(정인기), 대호(마동석), 정하(이청아)의 존재감도 뚜렷하다. 은아에게 삶의 의미를 일깨우는 박효주(혜진 역)의 연기 역시 눈에 들어온다.
'더 파이브'의 주요 인물들. 왼쪽부터 신정근, 마동석, 정인기, 이청아 |
올 하반기 화제작 ‘더 파이브’는 세 가지 흥행요소를 갖고 있다. 우선 정연식 작가가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덕분에 원작이 갖는 본연의 맛과 재미가 스크린에 제대로 옮겨지리라는 팬들의 기대가 크다.
두 번째는 김선아의 변신이다. 명랑하고 엉뚱하며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주목 받아온 김선아는 ‘더 파이브’에서 제대로 뒹굴고 깨지고 얻어맞는다. 눈앞에서 남편과 딸을 잃은 은아를 열연한 김선아는 분노와 절망, 회한과 복수 등 주인공의 복잡한 심리를 훌륭하게 표출했다. 촬영 중 입은 부상 탓에 아직 숟가락도 들지 못한다는 그의 열정이 대단하다.
마지막 세 번째는 배우 온주완과 마동석의 발견이다. 새삼 발견이라는 말을 붙이기는 미안하지만, 두 배우는 ‘더 파이브’에서 한층 폭넓고 진화한 연기를 보여준다. 이들은 거칠지만 의리 하나는 끝내주는 대호와 광기에 사로잡힌 냉혹한 살인마 재욱을 맞춤정장처럼 소화했다.
'더 파이브'에서 업그레이드된 연기력을 보여주는 마동석(위)과 온주완 |
살인마를 잡으려는 다섯 사람 중 대호는 유일하게 재욱을 물리적으로 타격하는 인물이다. “XX 반갑네” 등 살벌한 육두문자를 날리며 재욱을 쫓는 마동석의 연기는 객석에 짜릿한 쾌감을 선물한다.
섬뜩한 사이코패스로 변신한 온주완에게는 특히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온주완의 중압감 있는 연기는 극의 비중을 단번에 자기 쪽으로 끌어오는 마력을 발휘한다. 캐스팅 전부터 재욱 역할을 몹시 탐냈다는 온주완의 열망은 오롯이 스크린 속에 살아 숨 쉬며 객석을 소름끼치게 한다. 14일 개봉.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