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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한기진 기자] 동양그룹이 동양증권과 동양시멘트를 매각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동양매직과 동양파워만 실제로 매각이 진행됐을 뿐 이 두 곳을 매물로 내놓는다는 계획은 알려진 바 없었다. 이에 따라 동양 5개사의 기업회생계획에 증권과 시멘트 매각도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
가장 주목되는 내용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인 동양레저를 잃지 않기 위해 계열사를 모두 매각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레저가 무너지면 회장님은 그룹 지배권을 잃기 때문에 최악에는 동양증권 지분 및 시멘트라도 팔겠다', '자금은 팔 수 있는 모든 것(동양증권, 동양시멘트, 동양파워)을 우선순위 없이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CP(기업어음)를 모두 상환할 때까지 매각하겠다' 등의 내용이 메시지에 담겨있다.
특히 '동양매직은 금주 중(9월 23일~29일) 매각완료 된다', '감독원 및 관계기관과 협조가 잘되고 있어 우려하는 사태는 없다', '다음 주 월요일 만기자금 1000억원도 진척이 돼 있다' 면서 직원들의 동요를 막으려는 흔적도 고스란히 포함돼있다.
실제로 동양매직 매각이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인수자와 가격 차이로 불발됐고, 현 회장은 금융당국에 수차례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고객의 CMA 해지 등 대량자금유출 위기가 심해지자 대응 전략도 지시했다. '고객자산은 절대 안전하다고 설득하지 말고 인출을 막으면 고객은 더 불안해한다. 불안하면 뽑아(인출)가시고 안정되면 다시 입금해 달라고 말해라. 자금인출에 대한 회사의 위험은 없으니 의연하게 대처하자'가 그것이다.
대량자금유출 사태가 막연한 불안 심리에 의한 것이므로 억지로 막아서 진정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최수현 원장까지 나서 환매 및 인출사태에 나선 고객들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상황은 변하지는 않았다. 결과적으로 그룹의 상황 판단은 맞았다.
동양증권, 동양시멘트 등 우량계열사 매각 계획까지 세웠던 점을 감안하면 동양그룹 기존 경영진으로 선발된 법정관리인들이 내놓을 회생계획에 두 곳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원래 매각을 추진했던 동양매직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새 주인을 찾기 어렵지 않다는 전망이고 동양파워 또한 매물이다.
IB 전문가는 “동양매직, 파워, 증권, 시멘트 등은 순서에 상관없이 주인이 나타나는 대로 매각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Y한영, 삼성KPMG, 삼일, 안진딜로이트 회계법인이 오는 12월 27일까지 채권 조사보고서를 제출하고 내년 1월10일 법정관리인과 채권자 등이 1차 관계인 집회를 시작으로 회생계획이 나온다. 관계인 집회가 수 차례 진행되기 때문에 일러야 내년 상반기 구체적인 계열사 매각 계획이 나올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