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시세조차 없는 서부이촌동
[뉴스핌=한태희 기자] 전국 전셋값이 1년 2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만 나홀로 전세난에서 비껴나 관심을 끌고 있다.
7년간 지연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최종 무산된 후 서부이촌동 전세시장은 무풍지대다. 전세로 나온 집이 있으나 찾는 사람이 없다는 게 서부이촌동 일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31일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울 서부이촌동은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미친 전셋값'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전세난과 동떨어져 있다.
서부이촌동 박공인중개소 대표는 "(서부이촌동) 동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셋값이 다른 곳보다 훨씬 싸도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부이촌동 아파트 전셋값은 서울 다른 지역과 비교해 저렴하다. 같은 면적이라도 인근 동부이촌동의 절반 수준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용산구 서부이촌동 대림아파트 전용 59㎡ 전셋값은 1억6000만~1억9000만원대다.
반면 동부이촌동 이촌 우성아파트 전용 59㎡ 전셋값은 3억원 안팎이다.
서부이촌동 대림 아파트와 동부이촌동 이촌 우성아파트는 직선으로 1㎞ 거리다. 대림아파트에서 한강철교를 가로질러 가면 이촌 우성아파트가 나온다.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시범아파트 모습 |
서부이촌동 이화공인 관계자는 "용산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있을 때는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올랐다. 그래서 서울시가 투기를 막기 위해 이주대책기준일도 정했다. 사업이 지연되자 거래가 줄고 집값이 폭락했다. 사업이 무산된 이후에는 거래는커녕 보러오는 사람도 없다"고 설명했다.
서부이촌동 일대 아파트는 시세조차 없다. 시중은행에선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으려는 사람이 있으면 KB부동산알리지에서 해당 아파트 시세를 확인한다. 시세를 근거로 담보액을 추정하고 대출 한도를 정한다.
하지만 서부이촌동 북한강성원아파트는 KB부동산에서 조회가 안 된다.
SC제일은행 담보대출 담당 관계자는 "실존하는 아파트가 검색되지 않으면 가격이 폭락하거나 폭등한 경우"라며 "북한강성원아파트는 가격이 폭락한 경우 같다"고 설명했다.
한숨을 길게 내뿜던 박공인중개소 대표는 "지난 2007년(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 추진) 이후 모든 게 바뀌었다"고 한탄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