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시청률 10.9%(닐슨코리아·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첫 방송한 KBS 2TV 월화드라마 ‘굿닥터’가 최근 시청률 20%의 벽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며 화제 속에 막을 내렸다. 곽도원은 ‘굿닥터’ 종영에 홀가분한 심경을 드러냈다.
곽도원은 적자에 허덕이는 성원대학병원의 재정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부원장으로 발탁된 강현태를 연기했다. 젠틀하지만 이해타산적이고, 웃고 있지만 속으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어 잠시도 방심할 수 없는 인물. 강현태에 대해 곽도원은 “연기를 하면서 ‘강현태’가 좋은 사람인지 악인인지 생각을 많이 했다”며 고심한 흔적을 내비쳤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인데, 그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이 정이나 연민에 빠진다면 나중에는 도태되겠죠. 극중 시온(주원)이는 삼각김밥 두 개에 행복을 느끼는데, 저도 그런 진정성이 비쳐져야 맞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기업가가 시온이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한다면 게으르고 멍청하다 비난 받을 수 있는 게 현실이잖아요. ‘강현태’라는 인물이 진짜 악인인가 고민이 거기서부터 나왔어요.
시온이처럼 살 수도 있고 ‘사회적 흐름에 맞춘 덕목’을 추구하는 부원장처럼 살 수도 있는데, 어느 쪽이 옳은 걸까. 드라마에서 ‘강현태’는 그런 질문을 던지는 역할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학생이나 회사원처럼 현재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도 이 드라마를 보신 분들이 있을 텐데, 그들에게 ‘여러분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 묻는 역할이 아니었을까요?”
그가 의도했던 바는 아니지만, 곽도원의 대표작에서는 묘한 일관성을 발견할 수 있다. 다름 아닌 작품 속 곽도원이 연기하는 캐릭터에서 풍기는 은근한 마초 냄새다. 남성답고 거친 연기를 통한 강렬한 이미지는 그를 대중의 눈에 띄게 만들었지만, 한편으론 캐릭터 고정이라는 걱정거리를 안기기도 했다.
“이미지의 고정화가 우려되는 건 사실이에요. 올겨울 개봉할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가제)’에선 황정민 씨의 형 역을 맡았는데, 아주 코믹한 캐릭터로 변신하니 기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또 곧 개봉하는 영화 ‘변호인’에선 다시 악역을 맡았네요(웃음). ‘범죄와의 전쟁’을 회상해 보면, 주위가 다 깡패인데 저 혼자 법조인이었죠. 그런데 길 가면 듣는 말이 ‘악역 검사 아니냐’는 말이었어요(웃음). 아마 그 때의 이미지를 연출이나 작가가 좋게 보셨나 봅니다. 그런 이미지의 역할에 절 많이들 쓰려고 하시는 것 같아요. 안전빵으로 말이죠.”
하지만 곽도원은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설 준비가 돼 있다. 올 겨울 공개될 스크린 속 그의 코믹한 모습이 기대되는 가운데, 곽도원은 향후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내며 웃었다.
“감성 멜로도 물론 하고 싶죠. 욕심은 있어요. 하지만 멜로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보는 사람들을 멜로에 호응하도록 만들어야 하고, 알콩달콩 예쁘게 보여야 하죠. 한마디로, 멋있어야 해요(웃음). 저요? 무엇보다 살을 좀 빼야 할 것 같아요.”
당분간 드라마 보다 영화에 집중하고 싶다는 곽도원은 앞서 언급한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 ‘변호인’의 개봉을 앞둔 동시에 ‘타짜2’의 촬영을 눈앞에 뒀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와중에도 그는 배우로서 좀 더 큰 그릇으로 거듭나고 싶다는 바람을 간직하고 있다.
“재미있는 영화 한 편 보고 나면 그날 하루가 즐거워지잖아요? 귀한 시간을 내 제가 나오는 드라마·영화 봐주시는 분들은 모두 소중해요. 그 분들께 감사한 만큼, 연기에 대한 평가 역시 감사히 받아들이고 있어요. 연기에는 답이 없어요. 진짜가 아닌 걸 진짜처럼 해야 하는 어려운 난제라고 생각해요. 좋게 평가해 주셔서 ‘진짜 같다’는 말을 들으면, 배우로서 그 것만큼 날아갈 듯한 수식어는 없는 것 같아요. ‘국민배우’라는 수식어보단 ‘정말 연기 잘하는 배우’란 말을 듣는다면 참 기쁠 것 같습니다!”
“내년쯤엔 결혼하고 싶어요.” |
[뉴스핌 Newspim] 글 장윤원 기자 (yunwon@newspim.com)·사진 강소연 기자 (kang12@newspim.com)·장소제공 아트씨컴퍼니(ART.C COMP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