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중국 시진핑(習近平) 새 지도부가 부정부패 척결과 사치풍조 근절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국유 기업들의 거액의 접대비가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23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導)는 중국 국무원 산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의 조사결과 중국철도건설공사(CRCC 中國鐵建)가 가장 많은 8억3700만 위안(약 1458억원)에 달하는 접대비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A주 증시에 상장한 18개 국유기업의 접대비가 31억 위안(약 5400억원)을 초과했다고 보도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접대비 남용으로 중국철도건설공사 관계자 중 8명은 당 기율위 처분을, 1명은 사법기관에 수사의뢰됐으며 나머지 57명은 경고 조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국자위는 자체 조사결과 영수증을 제대로 구비하지 않거나 접대비 지출과정과 회계지출 명목이 부정확한 사례가 적발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철도건설공사 외에도 국유기업들의 2012년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교통건설(中國交建), 중국수리수전건설공사(中國水電ㆍSinohydro), 거저우바(葛洲壩)그룹, 중국베이처(中國北車ㆍCNR), 중국선박중공그룹(中國重工ㆍCSIC), 중메이에너지(中煤能源), 중국화학공정그룹(中國化學) 등 7개 국유기업이 사용한 접대비가 1억 위안(약 174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들은 접대비를 주로 △영업 시 필요한 만찬 및 업무 활동 중의 식사 △증정품 및 기념품 구입 △관광지 참관비 및 교통비 등 기타비용 △출장비 명목으로 지출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하지만 중국 국유 기업들은 접대비 사용에 대해 지탄을 받는 것에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억 위안이 넘는 접대비 사용으로 언론의 뭇매를 맡은 중국철도건설공사측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접대비를 10%가량 감축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고 실제로도 올 상반기 접대비 사용 규모가 전년 상반기보다 29.6% 줄었다"고 해명했다.
중국철도건설공사의 한 관계자는 "올해들어 회사 내부에서도 접대비 사용 시 누구와 식사했는지, 몇 명을 접대했는지 꼼꼼하게 따져볼 뿐만 아니라 영수증 한 건당 5000위안(약 87만원)을 넘지 않도록 한도를 제한하고 있다"며 "회사가 접대비 사용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규정에 위배되지 않고 합법적이라는 전제하에서 영업상 더 큰 경제적 이익을 거둘 수 있다면 회사에서 접대비를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유기업 관계자들은 "영업상 필요에 의한 접대비 사용내역 증가와 사회 전반의 접대비 축소 분위기에서 국유 기업들은 갈등을 겪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