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배우 박중훈의 감독 데뷔작 ‘톱스타’가 베일을 벗었다.
성실하고 우직한 매니저 태식(엄태웅)의 진짜 꿈은 배우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기회가 찾아온다. 태식의 우상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 원준(김민준)이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것. 태식은 원준을 대신해 거짓 자수를 하고 원준은 그 보답으로 자신이 주인공인 드라마 속 작은 배역을 맡긴다.
간절히 원하던 배우의 꿈을 이루게 된 태식은 원준의 자리까지 위협하는 최고의 톱스타로 성장한다. 그러나 태식의 욕망은 멈출지 모르고, 원준의 애인이자 드라마 제작자인 미나(소이현)까지 욕심내기 시작한다.
배우 박중훈의 감독 데뷔작 ‘톱스타’는 박 감독이 28년 몸담아온 연예계에서 일어난 뒷이야기들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박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영화 속 에피소드는 모두 실제로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했다. 그가 직접 겪고 보고 들은 이야기이기에 영화에는 진정성이 담겨있다. 또 그만큼 리얼하다. 영화 속 대사들에는 배우 박중훈의 지난날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첫 영화치고 연출력도 뛰어나다. 영화는 톱스타가 겪는 영광과 고통을 미화나 동정을 빼고 가감없이 보여준다. 물론 소재가 소재니만큼 드라마가 뻔하긴 하다. 하지만 연예계 생리를 궁금해하는 대중의 심리를 잘 이용해 결코 진부하거나 심심하진 않다.
여기에 영화 곳곳 위트 넘치는 대사가 더해지면서 재미는 배가된다. 코믹 연기의 대가 박 감독의 내공이 묻어나는 부분이다. 특히 특별출연한 김수로의 중독성 있는 대사 하나하나는 빅 웃음을 선사, 진지한 극의 분위기를 환기한다.
캐스팅 역시 흠잡을 데 없다. 바닥부터 올라온 톱스타 태식을 연기한 ‘엄포스’ 엄태웅은 물론 김민준, 소이현의 매력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더욱이 배우 안성기, 엄정화, 남규리를 비롯해 류승완, 이현승 감독 등이 카메오 출연해 박 감독을 든든하게 지원했다.
‘톱스타’는 배우보다 감독의 이름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영화다. 그러나 박중훈의 영화가 아닌 한 신인감독의 데뷔작이라 해도(모든 관객에게 어필할 수는 없을지라도) 수준급이다. 공식 석상에서 늘 “상업적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땐 다시 기회가 오지 않는다”며 차기작에 대해 말을 아끼던 박 감독. 이만하면 다음 작품 준비해봐도 되지 않을까 한다. 24일 개봉. 15세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