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인규 기자]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쓴 축구스타이자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에서 지아와 함께 '예능부녀'로 뜬 송종국의 등장은 기대와는 많이 달랐다.
명색이 '유명인'인데 당연히 말끔한 정장에 고급차를 타고 올 거라는 짐작을 하던 터였다. 인터뷰 장소인 경기도 용인 송종국축구교실에 먼저 도착해 지아아빠를 기다리는 동안 외제차나 고급차가 보이면 "저 차인가?"하며 옷 매무새를 만지작 거렸다.
그러던 사이 '송종국 축구교실'이라는 스티커를 크게 붙인 경차한대가 '조용히'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바로 그 경차에서 모자를 쓰고 트레이닝복을 입은 2002년 월드컵영웅이자 매주 일요일 '아빠 어디가'가 방송되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지아아빠 송종국이 살며시 내렸다.
'인터뷰인데 연예인처럼 멋있는 양복에 메이크업도 하고 와야하는 거 아닌가?' 속으로 당황(?)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송종국은 축구인이지'
그랬다. 주말마다 화제가 되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시청자를 재미있게 해주지만 방송밖에서 그는 역시 축구인이었다.
'아빠 어디가'보다 축구 꿈나무를 키우는 이야기를 할때 더 즐거워하는 송종국을 만나봤다.
-아빠 어디가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사실 지욱이와 같이 출연해 달라고 제의를 받았어요. 제가 지욱이랑은 방송 못한다고 했어요. 작년에 지욱이가 4살이었는데 1박2일간 같이 있을 자신이 없더라고요.(웃음) 내가 지아랑 하겠다고 제작진에 제안했는데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 같아요.
-지아는 방송에 출연하는거 좋아하나
촬영은 소풍가는것처럼 재미있어 해요. 일요일 '아빠 어디가' 방송 시간엔 온 가족이 다른 일을 하는 등 TV를 안봐요 . 아이들이방송을 알면 자연스런 행동이 안나올거 같아 다른 멤버들도 그렇게 하기로 했어요.
송종국은 인터뷰 당시 바로 전주에 방송된 '아빠 어디가'도 자신이 촬영한 부분 이외에는 전혀 알지 못했다. 심지어 윤후와 성준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취재진에게 물어볼 정도였다.
-'아빠 어디가'는 대본이 없다던데
작가들은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정도로 큰 틀을 준비 하지만 아이들이 '절대로' 따라 주지 않아요. 그런데 아이들이 즉흥적으로 하는 행동에서 종종 대박이 나왔다.(웃음)
-지아는 아빠 어디가 멤버 중 누구를 가장 좋아하나
지아만 알고 있겠죠(웃음). 후가 자기랑 놀아주면 후를 좋아하고 민수가 놀아주면 민수를 좋아하고...그때 그때 달라요. 그런데 밝힐수는 없지만 지아가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고 아빠 엄마에게는 살짝 고백했어요.(웃음) 삼촌들 중에서는 윤민수씨를 잘 따라요.
-방송 출연후 지아에게 달라진 점 있나
어디를 가든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요즘 사람들이 귀엽다며 지아를 만지려고 해서 무서워하는 것 빼곤 익숙해한다.
-지아가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하면 허락할 건가
지아가 하고 싶어하면 시켜야죠.
-요즘 송종국이란 이름보다 지아아빠로 더 많이 불리는거 같다. 지아가 더 인기가 많은데 질투 안나나
질투라뇨. 좋은 프로그램 만나서 오히려 고맙죠. 지금 인기가 2002년 월드컵때랑 비슷한 거 같아요 하하하.
-방송이 나가면 본인이나 아내 박잎선씨, 딸 지아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자주 오른다. 알고 있나?
저는 댓글 등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요. 현역 축구선수일때도 인터넷으로 기사 검색 거의 안했어요. 잘 할때도 있고 못할때도 있는데 기사나 주변반응에 일희일비 하면 냉정을 유지하기가 어려우니까요. 인터넷을 안하니까 어떤 악플이 있는지도 잘 몰라요 (하하하).
-딸 지아 덕분에 걸그룹과 친해졌다던데 어떻게 친해졌나?
방송국에 가면 걸그룹을 자주 보는데 지아와 지욱이가 있으면 가수나 연예인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다(웃음). 걸그룹분들이 지아를 알아보고 먼저 말을 걸기도 하니까 자연스럽게 친해지는거죠.
-지아가 좋아하는 걸그룹이나 아이돌그룹은?
미쓰에이의 수지씨 많이 좋아해요. 박재범, 아이유씨 팬이다.
-라디오에서 아내보다 미쓰에이 수지가 더 예쁘다고 말했는데, 아내한테 안 혼났나
혼나긴요. 방송인데 솔직하게 해야죠(웃음)
-축구로는 월드컵 스타, 방송으로는 주말예능 스타로 등극했는데 둘 중에 어떤게 적성에 맞나.
축구가 당연히 좋죠. 그런데 축구랑 방송이랑 비슷한 점이 있어요. 축구팀이나 프로그램에 필요하면 쓰고 아니면 절대 부르지 않는다는 점이죠.
아빠 어디가는 토요일 아침부터 일요일 오후까지 1박2일로 촬영하는데 아이들은 촬영내내 재미있어한다고. 송종국은 자신을 포함해 아빠들은 촬영보다 엄마없이 아이들과 1박2일을 지내는게 가장 괴롭다고 털어놨다.
-TV 출연이외에는 무슨 일을 하고 지내나
아빠 어디가 외에 간간이 방송에 출연하는 것 이외에는 축구교실에만 전념하고 있다.
-송종국FC를 만들어 꿈나무를 키우고 있다. 현재 송종국FC 소속은 몇명인가?
지난 4월부터 시작했는데 취미반은 200명 넘고 엘리트반은 30명정도 된다.
-'축구인' 송종국의 꿈이나 계획은
한국축구가 발전하려면 유소년을 지도하는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해요. 유소년들은 축구 기술보다 배우는 자세와 인성교육이 우선돼야한다. 지금 엘리트반 학생들이 3,4학년인데 이 학생들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갈때까지 차근차근 잘 가르쳐서 '즐기는 축구'를 하는 선수들로 키우고 싶다. 이 꿈나무중에 '제2의 박지성' '제2의 송종국'이 나올것으로 믿는다.
[뉴스핌 Newspim] 글 김인규 기자 (anold@newspim.com) 사진 강소연 기자 (kang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