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급변동시 차익실현 우려…펀더멘털 양호
[뉴스핌=노종빈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강세)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환율에 따라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고, 한국경제의 근간이 되는 수출기업들의 실적도 변동되기 때문이다.
1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본격적으로 매수하기 시작한 7월 중순이후 원달러 환율은 꾸준히 하락세다. 1150원대에서 1070원대까지 하락했다. 7월 중순 투자한 외국인이라면 주가 상승을 제외하고 환율 변동으로만 약 7%의 수익을 낸 셈이다.
이에 증시 일각에서는 1050~1060원대로 환율이 추가 하락한다면 외국인이 차익을 실현하고 빠져나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070원대를 중심으로 너무 빠르게 급등락하지만 않는다면 그다지 시장에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주된 관측이다.
국내 경제 펀더멘털 강화에 기인한 수준의 안정적인 환율 움직임은 오히려 증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우호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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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기회복 사이클을 보고 들어온 외국인 자금은 비교적 중장기로 매수를 지속하는 경향이 있다. 외국인들의 시각에서 한국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저평가돼있어 매력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근 코스피 지수의 PBR(주가자산배율)은 1.0배 전후에서 형성되고 있어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했던 지난 2007년 1.6배와 2011년의 1.3배 수준에 비해 저평가된 상황이다.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흐름 1070원 하단 내려올 만큼 내려왔고 더 강하게 내려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향후 전망도 미국의 정치적 협상 타결과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부터 테이퍼링 시작 등으로 향후 달러 재강세 요인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경제에서 환율을 좌우할 수 있는 주된 변수는 셧다운(정부기능 정지) 문제 해결과 여야간 부채한도 확대 협상, 그리고 테이퍼링 시점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들 이슈들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긍정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데 일치된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여야 정치권이 부채한도 확대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결국 공멸의 길로 가는 것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변수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결정시기 등이 향후 원달러 환율 흐름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글로벌 경기가 올해보다 내년이 더 개선된다는 뱡향성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동석 이트레이드증권 책임연구원은 "현재 시장에서는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결렬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않는 것 같다"라며 "하지만 국내외 경제성장률의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어 회복세의 탄력이 기대만큼 못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정치적 변수에도 불구 글로벌 경기 회복의 방향성이나 국내 거시경제 흐름 상으로도 경기는 개선세를 보이고 있고 회복기에 접어든 주식시장은 우상향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민경섭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주말 주요20개국(G20) 회의 결과도 미국이 부채한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결국은 공멸이 아닌 해결로 가닥을 잡게 될 것으로 보이나 여야간 힘겨루기가 지속될 것이고 따라서 모두가 원하듯이 말끔하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 연구위원은 "하지만 글로벌 경제 전반적 흐름은 경기 회복을 향해 가고 있다"면서 "국내 거시 경제 지표도 좋아질 수 있는 상황이어서 장기적 관점의 투자는 나쁘지 않은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원화 강세는 국내 수출 기업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줘 투자 메리트를 저해하게 된다.
원화 강세가 국내 수출기업 실적에 발목을 잡았던 대표적인 예로 삼성전자를 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내리면 대략 1000억원 수준의 이익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한 해 동안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해 영업이익 기준 1조2000억원의 타격을 입었다. 이 가운데 지난해 4분기에만 영업이익은 3600억원 규모가 줄어들었다. 당시 환율 변동폭은 1100원대 초반에서 1060원대까지 약 40원 정도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