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워싱턴이 부채한도 증액 협상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11월과 12월 사이 만기를 맞는 미국 단기물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반면 장기물 국채는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유로존에서는 이탈리아의 국채 발행이 순조롭게 이뤄진 가운데 주변국 국채가 오름세를 나타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69%로 강보합을 나타냈고, 3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3.742%로 강보합에 그쳤다.
2년물 수익률과 5년물 수익률이 각각 약보합을 나타냈고, 3개월물 수익률은 2bp 가량 올랐다.
이날 공화당은 일부 사회복지 예산을 삭감하는 조건으로 연방정부 폐쇄를 종료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백악관이 공화당의 임시 부채한도 증액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가운데 워싱턴을 실질적인 협상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브라이언 에드먼즈 채권 헤드는 “국채시장은 여전히 디폴트 리스크를 심각하게 반영하지 않는 상태”라며 “하지만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면 시장의 예상보다 커다란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11월29일 만기 도래하는 국채의 수익률이 5bp 상승해 장기물에 비해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강하게 반영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업체인 핌코의 니콜라 마이 애널리스트는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커다란 위기 상황을 초래하지 않고 봉합될 것”이라며 “협상 결렬 시 얼마나 커다란 충격이 발생할 것인가에 대해 정치권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방정부 폐쇄로 인해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연기된 가운데 소비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 리스크에 따른 실물경기 파장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톰슨로이터/미시간대가 발표한 10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5.2를 기록해 전월 77.5에서 상당폭 하락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한편 유로존에서는 주변국 국채 상승이 두드러졌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6bp 하락한 4.28%에 거래됐고, 스페인 10년물 수익률도 4bp 내린 4.30%를 나타냈다.
그리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3bp 급락한 8.85%를 나타냈고, 포르투갈 10년물 수익률도 16bp 하락한 6.24%를 기록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bp 내린 1.85%에 거래됐다.
이와 관련 DZ 뱅크의 크리스틴 렝크 채권 애널리스트는 “모든 투자자들이 워싱턴 상황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며 “여기에 이탈리아의 국채 발행이 순항을 이루면서 투자심리가 고무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탈리아는 35억유로 규모의 3년물 국채를 평균 2.25%에 발행했다. 이는 지난달 발행 금리인 2.72%를 밑도는 것이다. 15년만기 국채 역시 4.59%에 발행, 전월 4.88%에 비해 낮은 비용에 자금을 조달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