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는 충(沖)에 대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합(合)은 두 개 이상의 천간(天干)과지지(地支)가 서로 합(合)하여 새로운 오행(五行)과 육친(六親)으로 변하는 것이다. 반면 충(沖)운 ‘비우다. 공허하다. 깊다.’의 뜻을 가진 말로써, 천간(天干)은 천간(天干)끼리, 지지(地支)는 지지(地支)끼리 만나, 자신의 그릇을 텅 비우는 것이다.
비우면 채워지듯이 비운 자리에 새로운 운(運)이 들어와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건강이나 부부관계의 충(沖)에 의한 변화는 부정적으로 해석하지만, 이사ㆍ승진ㆍ합격ㆍ당선ㆍ개업 등의 변화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사주에 충(沖)이 3개 ∼4개까지는 긍정적 의미의 변화가 많으며, 5개 이상이면 부정적 의미의 변화ㆍ변동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일부 명리학계에서는 이 충(沖)을 ‘충돌한다. 찌른다.’의 뜻을 지닌 충(衝)으로 오해하여 서로 부딪치며 나쁜 운(運)을 불러 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이론이요, 단단히 뜯어 고쳐야 부정적 의미를 강조하는 명리학 문화이다.
먼저, 천간충(天干沖)은 천간(天干)에서 이루어지는 충(沖)으로서, 일간(日干)이 극하는 오행 중에서 음양이 같은 것, 일간(日干)을 극하는 오행 중에서 음양(陰陽)이 같은 것과 충(沖)을 한다. 천간충(天干沖)은 갑경충(甲庚沖), 갑무충(甲戊沖), 을신충(乙辛沖), 을기충(乙己沖), 병경충(丙庚沖), 병임충(丙壬沖), 정계충(丁癸沖), 정신충(丁辛沖), 무임충(戊壬沖), 기계충(己癸沖) 등 모두 10개 이다.
이러한 천간충(天干沖)은 지지충(地支沖)에 비하여 영향력과 작용력은 거의 같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나타난다. 사주원국 자체에서의 충(沖)으로 인한 육친관계의 변화ㆍ변동은 최소 5년 이상의 세월을 통해 나타난다. 반면 대운(大運)과 연운(年運)에서 들어오는 충(沖)은 5년 이내에 변화ㆍ변동과 사건ㆍ사고가 나타난다. 즉 사주 원국의 충(沖)은 긴 세월에 걸쳐 나타나고, 대운(大運)과 연운(年運)에서의 충(沖)은 작용력이 빠르게 나타난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긴 세월’과 ‘빠르게’의 개념적 계량화는 사람마다의 개성과 직장의 형태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추론적일 수밖에 없다. 다만 임상실험 결과 사주원국은 5년 이상의 세월을 통해 나타나고, 대운(大運)은 5년 이내, 연운(年運)은 1년 이내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 흐름이다. 하지만 이 또한 ‘5년이다. 1년이다.’는 것도 그 충(沖)이 월간(月干)이나 일간(日干)과의 충(沖)일 경우는 그 작용력도 크고, 속도도 빠르므로 그 사람의 사주 전체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
가산(嘉山) 사주연구소(02-794-8838, sm290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