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팬택의 창업자인 박병엽 부회장(사진)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글로벌 IT 기업의 각축장이 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뚜렷한 답을 찾지는 못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이날 오후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사임하겠디는 의사를 밝혔다. 팬택 관계자는 "박 부회장은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사의 표명을 했다"고 말했다.
팬택은 또 다음달 1일부터 임직원 800여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무급 휴직을 단행키로 결정했다. 전체 직원의 35%에 달하는 수준이다. 무급 휴직 형태를 취했지만 사실상 구조조정 성격이다.
팬택은 2007년 2분기부터 20분기 연속 흑자를 유지해오다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179억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팬택 매출액은 2조2343억7900만원으로 전년도 3조108억4300만원에서 8000억여원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도 전년도는 2019억800만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775억76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팬택은 지난 3월 이준우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 박 부회장과 이 부사장이 공동 CEO로서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해왔다. 박 부회장은 외부자금 투자유치를 맡았다. 삼성전자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등 성과를 보였지만 이후에도 적자구조는 탈피하지 못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박 부회장의 사의 표명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진의성에 의심을 보이는 시각도 있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1년 말 회사의 워크아웃 졸업을 앞두고 사의표명을 했다가 약 1주일만에 경영에 복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팬택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채권단 등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사의 표명 카드를 꺼낼 만한 사안이 없다"며 "이번 사임은 순수하게 '힘들다'는 것과 '직원들과 주주들에 대한 미안함' 등이 이유"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