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방준비제도(Fed)의 예상밖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불발에 급락했던 미국 국채 수익률이 하루만에 상승했다. 주택을 포함한 경제 지표가 호조를 이루면서 안전자산 매수 심리를 위축시켰다.
반면 유로존 국채시장은 여전히 ‘연준 서프라이즈’에 따른 축제 분위기를 지속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6bp 오른 2.72%에 거래됐고, 30년물 수익률도 5bp 상승한 3.80%를 나타냈다.
2년물 수익률디 1bp 상승했고, 5년물 수익률 역시 5bp 올랐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일제히 호조를 이루며 전날 연준의 경기 전망 하향 조정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미 주택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8월 기존주택 판매가 1.7% 증가해 548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6년래 최고치 기록이다.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도 9월 22.3을 기록해 전월 9.3에서 대폭 상승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11에 비해서도 크게 개선된 것이다.
경기선행지수 역시 2개월 연속 상승하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8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에 비해 0.7% 상승, 시장 예상치인 0.6%보다 크게 개선됐다.
반면 주간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1만5000증가한 30만9000건을 기록해 4주만에 상승했지만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33만8000건을 밑돌았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전날 회의 후 향후 자산 매입 축소 여부를 경제 지표 향방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날 지표는 안도랠리를 꺾어놓기에 충분했다.
RBC의 제이콥 우비나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이 연준의 예상보다 더욱 강한 내성을 보였다”며 “점진적이기는 하지만 주택시장 회복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투자자들은 테이퍼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환기했다”고 전했다.
한편 미 재무부는 130억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물가연동채권(TIPS)를 0.5%의 금리에 발행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0.488%를 웃도는 수치다.
유로존에서는 독일을 필두로 국채시장 상승세가 지속됐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7bp 내린 1.93%에 거래됐고, 스페인 10년물 수익률이 8bp 하락한 4.32%에 거래됐다. 이탈리아 10년물 수익률 역시 11bp 급락한 4.29%를 나타냈다.
코메르츠방크의 크리스토프 리저 채권 전략가는 “연준이 비둘기 파의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다”며 “독일을 필두로 주변국까지 상승 흐름이 번졌다”고 설명했다.
DZ 뱅크의 크리스틴 리처터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몇 달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상당폭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연준이 테이퍼링에 대해 명확하게 시장과 소통하지 않을 경우 시장의 향방을 저울질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프랑스는 30억5000만유로 규모의 5년물 국채를 1.23%에 발행했다. 이는 지난 7월 발행금리 1.09%를 웃도는 수치다. 또 2년물 국채와 3년물 국채를 각각 25억3000만유로와 19억2000만유로 규모로 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