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참가자 없자 발행금리 높여
[뉴스핌=이영기 기자] NHN에서 분할한 네이버가 회사채 발행에서 모양새를 구겼다.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공모희망금리 수준에 수요참가한 투자자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같은 주 수요예측에서 수요미달을 겪은 회사는 BBB등급의 동부CNI한 곳 뿐이었다. 발행금리를 너무 공격적으로 제시한 탓이다.
9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오는 11일 회사채 1000억원을 발행하는 네이버는 발행금리를 당초 제시한 공모희망금리 상단인 '국고채 3년 금리 +0.30%p'보다 0.10%p높은 '국고채 3년금리 +0.40%p'로 조정했다.
당초 네이버는 이번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금리수준을 국고채 3년물 금리에 0.20~0.30%p가산한 수준을 제시했다.
이는 회사채 등급 AA-의 민평금리 수준인 '국고채 3년물 + 0.38%p'보다 훨씬 낮은 수준.
네이버가 회사채 등급 전망이 positive인 점을 고려해 동급 회사채 민평금리가 제일 낮은 오리온의 가산금리 0.26%보다 더 낙관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 결과 이 금리에서 수요예측 참가 투자자는 전무했다.
반면 등급이 AA+로 네이버보다 양호한 삼천리와 롯데케미칼은 반면 각각 2000억원과 4000억원의 수요예측에서 1대 1을 훨씬 상회했다.
등급이 AA0인 KCC도 1100억원 발행에서 수요가 넘쳤고, 같은 등급인 CJ대한통운도 당초 2000억원에서 1000억원을 증액해 3000억원을 발행할 정도로 투자자들의 반응은 좋았다.
같은 주간에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공모희망금리 수준에서 수요참가 물량이 전무한 경우는 네이버 외엔 회사채 등급이 BBB인 동부CNI뿐이었다.
'공룡 네이버'가 회사채 시장에서 굴욕을 겪은 셈이다. 이유는 회사채 공모희망금리를 너무 공격적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당초 일본계 투자자금의 유입을 기대했던 일본계 자금마저 참여하지 않았다. 반면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제시 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요구하며 수요예측에 참가했다.
결국 네이버는 발행 금리를 가산금리 수준 0.40%p로 정하고 해당 참여분을 발행물량 1000억원에 맞췄다.
발행시장의 한 관계자는 "연초 일부 삼성계열사들이 금리 욕심내다가 무더기로 수요참가 미달을 겪은 후 최근 모두 금리욕심을 내지 않는 분위기지만 네이버는 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은 국내기관 투자자의 요구를 수용해 당초 제시 공모희망금리 상단보다 0.10%p 높은 '국고채 3년물 + 0.40%p'을 발행금리로 정했다"며 "이렇게 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