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셋플러스자산운용 강방천 회장 인터뷰
[뉴스핌=이에라 기자] "이제 중국의 성장은 양이 아닌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앞으로 2~3년 내 성장이 완만해지면서 경쟁이 완화될 것이고, 이 안에서 이익을 올리는 1등 기업에 투자해야 합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사진)은 최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양적 성장이 떨어지는 것을 기조적 사실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회장은 중국이 과거와 같이 고도성장을 하기는 힘들지만 성장의 변화 속에서 주목할 기업이 있다고 강조했다. 불경기 속에서 새롭게 탄생해 성장하고 있는 1등 기업들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7년전 중국 국내총생산(GDP)가 23조 위안이었지만 이제는 52조위안으로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양이 이렇게 늘었는데 사람들은 또 7.5%의 성장률을 원하고 있어요. 이제는 중국 경제가 저속 성장하는 것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투자 가치가 있는 '옥동자'를 찾아야 해요."
그가 표현하는 '옥동자'는 중국의 불경기, 즉 고통 속에서 이익을 내는 1등 기업이다.
실제 작년까지 강 회장은 중국펀드를 잘 추천하지 않았다. 지난 1년간 중국 증시가 침체기를 겪었음에도 에셋플러스가 운용하는 중국펀드 '차이나리치투게더'는 22.00%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 성과(11.54%)를 앞지른 것. 이는 경제 성장과 주가가 다르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결과다.
"과거 중국의 성장기 때는 주가 상승이 없었지만 성장이 떨어질 때는 1등 기업의 차별적 주가 상승이 나타나고 있어요. 여기에 동참하는 것이 해외투자의 기본입니다. 이미 1등 기업의 주가는 오르고 있다는 점이요."
'가치투자의 대가'로 자타가 공인하는 강 회장은 지난 1999년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을 설립한 뒤 2008년 자산운용사로 전환했다. 1세대 가치투자 매니저로 명성을 높인 강 회장은 업계 최초로 펀드 직접 판매에 나서며 시장과 투자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기도 했다.
그는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위대한 기업을 찾는 것"이라며 펀드매니저 출신다운 답을 했다.
"저는 경제 전문가가 아닙니다. 주식 펀드매니저 입장에서 세상을 조망하고 있습니다. 좋은 기업을 찾는 일에 저의 자원 95%를 할애하면서 투자자들의 자산을 분배하고 있는 것이죠."
에셋플러스가 내년 판교 사옥으로 이사가는 이유 가운데 하나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매니저가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야 한다는 그의 지론처럼 판교에서 운용과 영업 측면에서 매력을 발휘하기 쉬울 것이란 관측에서다.
"매니저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실에 기초한 풍부한 상상력입니다. 매니저는 기업의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남들과는 다른 해석을 하고 판단을 해, 액션도 취해야 하죠. 이런 과정을 여의도에서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죠. 오히려 갇혀 있는 것은 도움이 안돼요. 영업 측면으로는 정보기술 (IT)∙생명공학기술(BT)∙문화기술(CT)의 접점인 판교에서 수많은 고객들을 만날 수도 있겠죠. 또 그 안에서 소중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울러 현재 입주해 있는 강남보다는 연간 비용도 줄일 수 있어 여러 측면에서 판교로 이사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는 믿음이다. 강 회장은 판교가 평균연령이 낮아 부동산에 대한 매력도가 큰 지역으로 평가했다. 한국이 빠르게 노령화되고 있어 노령 인구가 많은 지역은 주택의 수요자가 공급자로 바뀌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지역을 결정할 때는 평균 연령이 낮은 곳을 우선으로 보라고 귀띔했다.
지난 몇 년간 국내주식형펀드 시장은 환매에 시달렸고 부진한 수익률을 내는 펀드들도 수두룩했다. 가치투자를 실현하고 있는 에셋플러스는 설정일 이후 펀드 성과가 꾸준히 상위권에 랭크되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코리아리치투게더와 차이나리치투게더의 설정일(2008년) 이후 수익률은 각각 84.27%, 25.68%로 벤치마크 수익률인 23.12%, 1,71%를 크게 웃돌고 있다. 글로벌리치투게더도 64.87%의 성과로 벤치마크를 6배 이상 상회하는 중이다.
강 회장은 투자자들이 좋은 펀드 고르려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운용하는 펀드의 수와 속성, 주식운용본부장(CIO)의 근속 연수, 펀드매니저 출신의 오너 등을 보고 펀드를 찾는 노력을 하라는 얘기다.
특히 좋은 펀드를 고르는 것이 좋은 음식점을 찾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명품 식당이 전문성을 내세워 한가지 메뉴로 승부를 보는 것처럼 운용사 역시 많은 펀드를 운용한다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 또한 좋은 음식점은 음식을 만드는 주방장이 쉽게 떠나지 않고, 주방장이 떠나도 그 맛을 유지할 수 있는 주방장 출신의 주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건 운용사에요. 인기 있는 펀드를 양산해내는 곳보다는 좋은 펀드 소수를 가지고 집중해 운용하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CIO의 근속연수도 확인해야 해요. 판매사에 가서 당당하게 물어보세요. 여러분에게는 그럴 권리가 있습니다. 무조건 인기있는 펀드에 가입하려고 하지 말고 좋은 펀드를 찾아 가입하세요."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