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세상에서 가장 찌질한 놈이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그녀를 입었다.
재력에 번듯한 직업까지 가진 제칠(송삼동)은 평생 여자 눈도 제대로 마주 보지 못한 모태솔로다. 여자만 보면 몸도 마음도 후들거리는 탓에 뭐 하나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제칠은 빗속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 여자(이수정)를 발견한다. 모른 척 지나갈 수 없었던 그는 집으로 여자를 데려온다. 그리고 그날 밤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여자로 다시 태어난다.
‘미스체인지’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의 흥행 요소인 바디체인지를 소재로 했다. 더욱이 두 영혼이 세 육체를 오간다는 점에서 새롭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영화 팬들이 ‘미스체인지’를 기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섹시 아이콘’ 배우 이수정과 정초신 감독의 만남이다.
무결점 몸매, 9등신 미녀. 숱한 화제를 낳으며 대한민국 남심을 홀리던 이수정은 ‘미스체인지’로 첫 스크린 나들이에 나섰다. 하지만 아쉽게도 영화 속 그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연기력 또한 기대에 못 미친다. 발연기까지는 아니지만 연기 경험이 많지 않은 배우가 소화하기에 다중적 성향의 캐릭터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영화 ‘몽정기(2002)’로 대한민국 섹시 코미디의 새 지평을 열었던 정초신 감독 역시 기대만큼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다. 14일이란 짧은 제작 기간 탓일까. 영화는 섹시코미디라는 장르에도 불구, 웃기지도 야하지도 않다. 정 감독 특유의 농도 짙은 유머가 색다른 재미를 줄 거라 생각한 팬들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다만 ‘영화는 두 시간 동안 꾸는 행복한 꿈’이라던 정 감독은 바람대로 ‘미스체인지’를 통해 사람들이 평소 꿈꿔온 작은 판타지를 실현해준다.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에 지친 관객이라면 ‘미스체인지’를 통해 소소한 재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