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 기준 우리은행 2.9%, 농협은행 2.3%
[뉴스핌=김연순 기자] 금융감독원이 올해 국내은행의 부실채권(NPL)비율(고정이하여신비율) 목표치를 1.5% 안쪽으로 책정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들의 연말 NPL비율 목표치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30일 금융감독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각 은행별로 고정이하여신비율 목표치를 받고 있다. 각 은행별 목표치를 수집해 금감원 내부 평가작업이 남아있지만 금감원은 올해 국내은행의 NPL 목표비율을 1.5%를 넘기지 않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부실채권 목표비율을 느슨하게 잡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아무리 높아도 평균 1.5% 수준을 넘기지는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은행마다 정리 가능한 부실채권이 다르기 때문에 은행별 NLP 목표비율에 다소 차이가 나는데,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의 경우 목표비율이 2%를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타 은행 대비 목표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이들 은행이 올해 연말까지 2% 수준으로 NPL비율을 유지하기에는 빠듯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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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
지난 6월 말 기준 우리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2.90%로 3%에 육박하며 전기대비(1.98%)로도 1%p 가까이 급등한 상태다. 농협은행도 2%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2.30%를 기록하고 있다. 특수은행에선 산업은행 부실채권비율이 2%를 넘어섰다.
국민은행도 6월말 기준 1.92%로 2%에 육박하면서 NPL비율 목표치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이 2분기에 급등한 것은 성동조선을 포함한 조선3사 등 조선업 여신을 고정이하로 재분류했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은행들은 이들 조선3사의 여선 건전성 분류를 지난 3월말 기준 '요주의'에서 6월 말 기준 '고정이하'로 재분류했다. 금융당국이 평균 손실률에 상응하게 여신 건전성을 분류하도록 지도한 데 따른 것이다. 각 은행들이 개별평가한 결과 고정이하로 신규 분류한 금액은 조선업이 3조원에 달한다. 우리은행의 경우 STX채권과 성동조선 등의 채권을 모두 고정이하로 분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선3사 등 예전에는 부실채권으로 편입되지 않았던 여신이 이번에 부실채권으로 편입되면서 자연스럽게 NPL비율도 상승했다"면서 "부실채권이 상대적으로 많은 우리은행과 농협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은 작년에 비해 NPL비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NPL비율 목표치는 1.3%다.
다만 금감원은 이번 부실채권 매각 대상에서 STX그룹과 성동조선, 대선조선 등 구조조정 조선업종을 제외할 방침이다. 기업 회생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상각하라고 하면 지원을 끊으라고 얘기와 다름없다"면서" "예전 취득했던 부적절한 여신들을 지금 시점에서 정리하도록 하면 이들 기업의 회생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부실채권 매각 규모가 정해지면 각 은행들은 연말까지 매각, 자체 상각 등을 통해 목표치를 맞춰야 한다. 부실채권비율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금감원에서 주의공문을 발송하고 은행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정리해야 한다. 이와 별도로 경영실적 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불이익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NPL비율이 은행들 경영실적 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수준이 높으면 종합등급이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