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건자재 업계의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을 둘러싸고 다양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건자재업황의 회복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장밋빛 전망부터 2분기에만 실적이 좋았을 뿐이라는 우려도 나돈다. KCC와 LG하우시스는 전년 대비 두자릿수 영업이익 성장을 거둔 바 있다.
20일 건자재업계에 따르면 KCC와 LG하우시스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845억원, 463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17%, 189.5% 신장했다. KCC 매출이 8660억원으로 전년 대비 0.21% 늘었고 LG하우시스 매출이 6989억원으로 전년 대비 9.4%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크기 좋아진 것이다.
건자재업계의 길었던 겨울이 끝나간다는 전망도 여기에서 나온다. 건자재업계는 건설경기와 맥을 함께하는 탓에 건설경기 침체가 진행되는 최근 몇 년간 수익성이 악화돼 왔다. 그런 의미에서 2분기 호실적은 시장성 회복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우리투자증권은 KCC가 이익 사이클 상승 초입에 진입했다는 평가와 함께 목표가를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선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KCC 매출의 약 50% 내외를 차지하는 건자재 관련 사업은 상승 사이클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도 LG하우시스의 목표가를 12만5000원에서 16만1000원으로 상향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하우시스가 이사철이라는 계절적 요인도 있었지만 리모델링 소비 확산에 맞춘 완성창(B2C)에 투자한 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증권업계의 긍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건자재 업계 내부에서는 아직 침통한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건설 침체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 건자재 부문은 도무지 호재를 찾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2분기 건자재업계의 호실적은 업황 회복보다는 원자재 가격 안정에 따른 수익성 회복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KCC 판유리 사업 원재료인 소다회의 가격은 지난해 평균 톤당 36만955원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30만948원으로 20% 이상 저렴해졌다. LG하우시스의 경우에도 가소제(DOP)가 상반기 평균 Kg당 2277원으로 전년 평균 2344원보다 싸졌고 플라스틱소재 MMA도 상반기 평균 2411원으로 전년 평균 2498원보다 내려갔다.
때문에 하반기에도 이같은 원재료 가격 효과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실제 건설경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도 “최근 이사 가정이 줄어들면서 살던 집을 수리, 리모델링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지만 침체 사이클이 해소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건자재보다는 소재 부문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최근 국회서 논의 중인 리모델링 규제 완화 등에 희망을 거는 분위기다. 지난 6월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의 내용을 담은 주택법개정안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다만 이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실적에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내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가에서 건자재 업계의 시황 회복을 전망하고 있지만 아직 성급한 감이 있다”며 “다만 내부적으로는 사업 다각화와 B2C 시장 공략 등을 통해 수익성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