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불확실성 커져…통화정책 변경 부담
[뉴스핌=우수연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개월 연속 동결했다. 대내외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통화정책 변경에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자는 생각으로 풀이된다.
8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50%으로 동결했다.
미국의 2분기 GDP 등 지표는 개선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지만 시장의 다양한 해석에 따라 양적완화 축소 시행 시기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양적완화 축소의 불확실성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은이 통화정책을 변경하기에는 부담이 따랐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신흥국들은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을 앞두고 외국인 자금 유출 단속을 위해 금리를 인상하기도 했다. 상대적인 금리 메리트를 높여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방어한다는 전략이다.
반면에 우리나라와 금리 수준이 비슷한 호주의 경우 8월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오히려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재정적자에 따른 경기부양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출구전략에 따른 충격은 여타 신흥국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평가된다. 기준금리의 조정을 통한 경기부양 또는 긴축의 필요성도 아직까지는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내채권 보유액은 6개월째 사상최대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6월에는 사상최초로 외국인의 채권 보유 금액이 100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지난 7월에만 외국인들이 1조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 2분기 GDP 성장률이 한은의 예상치를 상회한 1.1%의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상반기 경상흑자도 290억 달러 규모로 사상최대를 기록하며 안정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잠시후 있을 기자간담회에서 김중수 총재는 이같은 지표의 개선에 따른 국내 경제의 완만한 성장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의 경기 개선과 함께 중국 경기에 대한 하방 리스크도 커져가고 있어, 한은은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한은은 지난 7월 통화정책방향 전문에 '중국의 성장세 둔화 가능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성장의 하방위험으로 남아있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2분기 성장이 대기업 중심의 수출 위주의 성장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저물가 기조와 내수 부진의 해결을 위한 한은의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