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시라면 옐런이 적임자, 지금은 아니다"
[뉴스핌=주명호 기자]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자리를 놓고 누가 적임자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월가는 자넷 옐런(66세) 연준 부의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가운데 세계 경제가 불안정한 현상황에서는 오히려 로렌스 서머스(56세) 전 재무장관이 더 적합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브래드포드 드롱 버클리대 경제학교수는 1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평범한 시기였다면 당연히 옐런 부의장이 적임자이겠지만 지금처럼 정상과 멀어진 경제상황에서는 서머스가 더 어울린다고 평했다.
지난 1993년부터 1995년 사이 재무부에서 서머스 아래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는 드롱 교수는 서머스에 대해 자신이 겪은 사람 중 최고로 독창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the most creative thinker)라고 평하며 그가 신속한 상황파악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남들이 짚지 못하는 뛰어난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1994년 옐런이 연준 이사로 지명될 때 재무부 간부였던 서머스는 그의 열렬한 지지자였다고 드롱 교수는 회고했다. 둘은 차이보다 공통점이 많았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두 사람은 연준 의장 지명을 앞두고 첨예한 차이가 부각되고 있다.
서머스에 대해서는 은행에 대해 충분히 엄격한 태도를 취하지 못한 것이 문제시되고 있고, 옐런은 인플레이션 억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옐런의 장점은 컨센서스로 움직여 온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생리를 잘 알고 이를 도출하는데 앞서 있는 점이 꼽히고, 반대로 서머스는 기성 관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상황이 악화되었을 경우 연준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서머스와 옐런은 공통점이 더 많다. 둘다 오랜 민주당 지지자로 학계 출신이다. 198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솔로 MIT대 명예교수는 "두 사람의 뿌리가 같고, 거시경제에 대한 인식이 동일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 사람은 경제의 문제가 수요 부족과 고실업률에 있다고 보며, 지금 연방재정의 긴축은 안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또 둘 모두 2007년 거품 붕괴 이전에 주택시장과 금융시장의 과열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드롱 교수는 다만 옐런에 대해서는 그를 부의장으로 선임한 것은 뛰어난 선택이며 옐런이 종종 대단한 통찰력을 보여주었지만 이런 부분이 지속적이진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옐런의 경험이 연준에만 국한된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그는 15년 간 연준에 몸을 담아왔다.
드롱 교수는 연준 의장은 적합한 경험과 경제 정책에 적절한 가치 부여, 올바른 경제모델에 대한 이해도를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차기 연준 의장 지명이 매우 중요해진 현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 세 가지를 충족시킨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