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TPP 참여, 미 車업계와 '환율' 문제 풀어야
[뉴스핌=우동환 기자] 미국과 일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논의를 앞두고 미국 자동차 업계가 일본의 '엔저 공습'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외신들은 포드 자동차의 스티브 비건 국제정부문제 담당 부사장이 일본과의 TPP 협상에 대해 "일본은 자유무역을 포용할 수 없는 곳"이라면서 "수출을 통한 성장을 우선순위로 내건 중상주의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는 발언을 내놓았다고 관심있게 보도했다.
비건 부사장은 "TPP는 수출기업에 대한 보조금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던 '일본 주식회사'라는 레토릭을 재포장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포드의 이같은 반응은 내주 일본과의 TPP 협상 논의를 앞두고 미국 자동차 및 제조업체들이 느끼는 엔화 약세에 대한 부담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로 풀이되고 있다.
미국 제조업체들은 일본 정부가 아베노믹스를 통해 엔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의회와 정부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비건 부사장은 "일본은 전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자동차 시장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동안 일본은 수입차 브랜드에 대한 수입 물량 규제 등 여러 진입 장벽을 가동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진입 장벽이 미국 자동차 업체의 주된 불만이었다면 이제는 일본 정부의 환율조작 의혹이 더 큰 문제로 반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미국 자동차 정책 위원회의 매트 블런트 대표는 "일본의 환율 시장 개입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조치가 없다면 자동차 업계는 TPP 협상을 지지할 수 없다"고 언급 한 바 있다.
하원 역시 지난달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TPP에 환율 규제 조항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일본 정부는 TPP에서 자동차 분야에 대해 양자 간 교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비건 부사장은 이런 조치로는 부족하며 일본에 문제 해결을 위한 의무이행 조항을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포드가 TPP참여 의사를 밝힌 11개국과의 협상에 대해서는 지지하지만 일본과의 협상 체결은 복잡한 상황을 고려해 더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