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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이 15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관에서 열린 영화 '레드:더 레전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활짝 웃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이병헌의 세계적인 인기는 15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관에서 열린 ‘레드:더 레전드’ 언론시사에서도 입증됐다. 이날 극장 내부는 이병헌이 참석하는 기자간담회를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로 꽉 찼다. 8월 이민정(31)과 결혼을 앞둔 그를 취재하기 위한 미디어의 관심도 뜨거웠다.
영화 속 캐릭터처럼 말끔한 정장을 차려 입고 등장한 이병헌은 예의 밝은 웃음으로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지.아이.조’ 시리즈 두 편과 ‘레드:더 레전드’까지 할리우드 영화 세 편에 출연한 만큼 여유도 묻어났다. 이병헌은 우선 쟁쟁한 톱스타들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이야기했다.
“(알다시피)엄청난 배우들과 작업했어요. 촬영 내내 꿈꾸는 듯 기분이 좋았죠. 누구 하나 잘 맞지 않은 배우가 없는데, 한 명을 꼽으라면 헬런 미렌이 아닐까 합니다. 참 편하게 대해주더군요. 사실 어려서부터 존경하던 배우에요. 단언컨대 아주 인간적인, 누구보다 따뜻한 분입니다.(웃음)”
이병헌은 할리우드 진출 작품 ‘지.아이.조’에서 악역을 멋지게 소화, 현지 제작자들의 눈에 들었다. 작품 속에서 그가 연기한 스톰 섀도는 2편에서 악역을 벗어나 선한 캐릭터로 변모한다. 이병헌이 ‘레드:더 레전드’에서 연기한 ‘한’ 역시 스톰 섀도의 연장선에 있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이병헌은 내리 할리우드 작품에 출연한 비결로 ‘캐릭터’를 꼽았다.
“제가 능력이 있는 건 아닙니다. ‘지.아이.조2’의 스톰 섀도, 이번 작품의 한은 뭐랄까, 꼬임이 있는 인물이에요. 반전이 있다는 의미죠. 이런 캐릭터들에 (제작자들이)매력을 느낀 것 아닌가 싶어요. 저 역시 그런 인물들을 연기하는 게 흥미로웠죠. 배우가 재미를 갖고 촬영에 빠져드니 찍는 사람 입장에서도 좋게 보인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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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이 15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관에서 열린 영화 '레드:더 레전드'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영화 ‘레드:더 레전드’는 은퇴를 했지만 몹시 위험한 전직 정보부 특수요원들의 이야기다. 전작에 이어 3년 만에 선을 보이는 이번 작품은 냉전 당시 소련에 반입된 핵폭탄 ‘밤 그림자’를 제거하기 위해 전직 요원들이 벌이는 활약을 그렸다. 할리우드 액션스타 브루스 윌리스를 비롯해 존 말코비치, 헬런 미렌, 메리 루이스 파커 등 전작의 용사들이 손을 잡았다. 여기에 이병헌, 앤서니 홉킨스, 캐서린 지타 존스 등 새 얼굴이 가세했다. 이병헌이 열연한 ‘한’은 최고의 실력을 자부하지만 엉뚱한 집착을 가진 이중적 인물이다.
“딘 패리소트 감독이 ‘놈놈놈’에서 제가 연기한 ‘창이’를 재밌게 봤다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창이’는 말을 타며 만주를 달리잖아요. 시대를 바꿔 현대에 스포츠카를 모는 ‘창이’는 어떨까 상상하며 한을 연기했어요. 한은 원래 중국인이었는데, 한국인 캐릭터로 변경했어요. 내친 김에 한국어로 욕도 할 수 있단 생각이 들더군요. 감독에게 ‘여기서 한국말로 내뱉으면 어떨까’ 물었더니 의외로 좋아했어요. 한국어로 시원하게 욕한 뒤 영어로 설명해 주니 더 좋아하더라고요.”
냉혹한 킬러 한을 연기하면서 이병헌은 이번에도 혹독한 몸만들기를 거쳐야 했다. 대본 속 지문 ‘한의 몸은 완벽했다’를 확인한 그는 ‘와, 이거 3개월짜리구나’ 속으로 움찔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지.아이.조’에 이어 완벽한 근육질 몸매를 선보인 이병헌은 액션배우로만 인식되는 동양인 스타들에 대한 나름의 생각도 들려줬다.
“할리우드에서 찍은 세 작품에서 모두 상의를 벗었어요. 이유는 저도 몰라요. 고생할 팔자인가 봐요.(웃음) 어떤 분들은 제가 탄탄한 몸을 노출하는 액션스타로만 비춰지는 것을 염려하세요. 근데 전 이제 겨우 세 편에 출연한 ‘신인’이잖아요. 아직 절 모르는 관객이 훨씬 많고요. 지금 순간들은 보다 폭넓은 연기활동을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분명한 건, 발전하고 있다는 거죠. ‘지.아이.조’ 2편 이후 급격하게 발전한 결과 이런 좋은 작품을 만났잖아요.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죠. 앞으로 보여드릴 게 훨씬 많으니까 말이에요(웃음).”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
"함께한 스타들, 제 결혼소식 듣더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