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업체들 저가 AP 채용 늘려
[뉴스핌=김양섭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업체 레노보(Lenovo)에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공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용 AP의 대부분을 자사 제품에 채용하고 있지만 향후 타사 공급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폰용 AP의 타사 공급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올해 2분기말 기준 스마트폰 AP 공급현황(단일칩과 통합칩 합산 기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는 중국업체 레노보 등에 스마트폰 AP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레노보는 대만업체인 미디어텍(MediaTek)의 AP 채용 비중이 60~70% 수준으로 가장 높다. 이어 중국업체인 스프레드트럼(Spreadtrum)의 제품을 많이 쓴다. 스프레드트럼은 최근 저가용 스마트폰 중심으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업체다. 작년 점유율(수량 기준) 3.8%에 불과했던 스프레드트럼은 올해 1분기 9.5%, 2분기에는 12%로 점유율이 껑충 뛰며 삼성전자까지 추월했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저가 AP 채용을 늘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폭스콘도 이 업체와 저가 스마트폰 제조를 논의중이다.
레노보는 스프레드트럼에 이어 삼성전자와 퀄컴, TI 등의 제품도 소량씩 채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스마트폰 AP의 공급처 현황에 대해 밝힌 적은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타사에도 AP를 공급한다"면서도 "구체적인 공급처나 비중 등은 밝힐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타사 공급 비중은 10% 미만으로 미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자사 제품을 100% 채용하는 업체는 애플이 유일하다. 애플은 타사 제품을 쓰지도, 타사에 공급하지도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급 제품에서는 자사 AP와 퀄컴 제품을 비슷한 비중으로 채용하고 있다. 이밖에 중저가 제품에는 다양한 AP를 채용하고 있다.
국내업체인 팬택은 퀄컴 제품만을 쓰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팬택에 자본을 투자한 만큼 향후 팬택 제품에도 삼성전자의 AP가 채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팬택 투자 배경에 대한 삼성전자의 공식적인 입장은 "거래처 보호 차원"이다.
LG전자 역시 퀄컴 제품 채용 비중이 월등히 높다. 이밖에 TI, 마벨(Marvell), 엔비디아(NVIDIA) 등의 제품도 일부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LG전자도 AP 자체개발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업체들은 대만업체인 미디어텍의 채용 비중이 비교적 높다. 화웨이(Huawei), ZTE 등이 미디어텍(MediaTek) 제품을 30% 안팎 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전 세계 모바일AP 시장은 퀄컴과 삼성전자가 각각 통합칩(Integrated)과 단일칩(Stand alone) 부문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통합칩은 단일칩에 통신모듈을 장착한 것이다. 단일칩 기준 2분기 점유율(수량기준)은 퀄컴이 30.6%, 삼성전자가 21.5%, 애플이 42.0%다. 통합칩 기준점유율(수량기준)은 퀄컴 33.6%, 미디어텍 26.7%, 스프레드트럼 19.6% 등이다. 단일칩과 통합칩의 합산 기준 점유율(수량기준)은 퀄컴 32.4%, 애플 16.4%, 미디어텍 16.3%, 스프레드트럼 12.0%, 삼성전자 8.4% 등이다.
▲ 2분기말 기준 스마트폰 AP 공급 현황 <자료:SA> |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