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 골프는 끊임없이 선택을 요구한다. 거리측정부터 몇 번 클럽을 잡을 것인가 등 샷을 할 때마다 고민해야 한다.
캐디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모든 선택은 골퍼 자신의 몫이다. 흔히 캐디 때문에 더블파(양파)를 했느니 뭐니 한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안다. 버디를 했든 ‘양파’를 했든 그건 골퍼의 선택에 의한 결과라는 것을.
따라서 이런 저런 핑계를 대 봐야 속만 보이는 꼴이다. 점잖은 체면을 구기고 싶지 않으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런 경우를 보자. 파5홀에서 K씨는 드라이버 샷이 아주 말 맞았다. 두 번째 샷도 잘 맞아 페어웨이를 지켰다. 그린까지 거리는 70야드 정도. 누가 봐도 파를 잡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골프는 ‘장갑’을 벗어봐야 안 다고 했다. K씨의 피칭웨지로 친 세 번째 샷이 문제가 됐다. 이 어프로치샷이 빗맞으며 오른쪽 언덕 밑으로 날아갔다. 이곳은 풀이 우거져 도저히 샷을 할 수 없는 상황.
K씨는 자존심과 체면 때문에 그냥 샷을 했다. 볼은 뜨는가 싶더니 다시 제자리에 떨어졌다. K씨는 거기서 무려 5타나치고 볼을 온그린 시켰다. 여기에 2퍼트까지 더해 K씨는 10타를 쳤다.
골프는 무식한 경기가 아니다. 플레이가 힘들면 그 해결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그게 바로 골프규칙이다.
풀이나 잡목이 많아 도저히 샷을 할 수 없을 때 골퍼는 언플레이어블 볼 선언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처리규정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이럴 때 K씨는 ‘앞서 플레이한 곳에서 다시 샷을 하는 방법’을 선택했어야 했다.
1벌타를 먹고 다시 치면 5온이 가능하고 잘하면 보기고 못해도 더블보기로 막을 수 있다.
괜한 자존심과 체면을 생각할 게 아니다. 선택만 잘하면 된다.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