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자산시장에서 발을 빼는 조짐이 두드러진다.
경제 성장이 부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데다 최근 신용경색 위기가 불거지는 등 리스크가 작지 않다는 판단이다.
3일(현지시간) 시장 데이터 업체인 EPFR에 따르면 지난 6월5일 기준 한 주 동안 글로벌 펀드매니저는 중국 주식시장에서 8억3400만달러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1월 이후 최대 규모의 순유출이다. 펀드매니저는 중국 증시에서 최근 18주 가운데 16주 동안 ‘팔자’에 나섰다.
그밖에 아시아 시장과 비교하더라도 중국의 투자자금 이탈이 특히 크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따라 연초 이후 상하이 종합지수는 12% 하락했다. 홍콩의 항셍지수는 22% 급락했다.
중국 자산시장에 대한 비관론은 외환시장에서도 번지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 위안화 하락 베팅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연초 이후 성장 둔화와 금융시장 불안감은 지난 3월 출범한 중국의 새정부가 경기 둔화를 차단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은행간 자금시장의 유동성 경색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시행했지만 가을까지 주요 정책 회의가 열리지 않는 만큼 경기 향방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BNP 파리바의 아더 공 아시아 태평양 주식 헤드는 “특정 인물 한 사람이 정책을 만들고 모든 사람들이 이를 따르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중국 자산의 비중을 벤치마크 아래로 떨어뜨린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기 둔화 조짐이 뚜렷한 데도 인민은행이 위안화 변동폭을 유지, 평가절하를 단행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도 투자자들의 우려 중 하나다.
투자자들 사이에 위안화 하락 전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홍콩의 파생시장 거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위안화가 향후 12개월 사이 2.8%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위훈 종 채권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중국의 고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주 골드만 삭스는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7.8%에서 7.4%로 떨어뜨렸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