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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좌절 '脫코리아'] 유턴 없는 생산기지 해외이전

기사입력 : 2013년06월28일 11:23

최종수정 : 2013년06월28일 11:31

-제조업의 해외행..국내 투자·고용 환경 악화 우려

재계가 기업들의 '한국경제 엑소더스(Exodus)' 가능성을 연일 경고하고 있다. 정부 및 정치권이 각종 기업 규제책을 펼치면서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직면한 기업들의 '탈출 코리아'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를 두고 기업의 글로벌 경영적 판단을 마치 경제민주화 규제 때문인 것처럼 몰아간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유가 어찌됐든, 재계의 주장을 그냥 넘기기는 개운치 않다. 기업의 제조기반이 해외로 나가는 만큼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


[뉴스핌=이강혁 기자] 4년전 납품거래선인 굴지의 대기업 생산공장을 따라 해외로 진출한 제조기업 A사. 규모로 보자면 대기업 1차 밴더로 중견기업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아예 생산시설 전체를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미 설비의 3분의 1 가량은 이전이 완료된 상태다. 골치아픈 노사관계도 없고, 각종 세제혜택도 누리고 있어 큰 이익을 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에서는 세금이나 인건비 등 원가절감에 한계가 있지만 해외로 눈을 돌리면 생산성까지 만족스럽다는 게 이 회사 경영진과 주주들의 생각이다. 

국내 기업들의 생산기지 해외이전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수출기업들의 해외시장 개척은 한국경제의 과제이니 반길만한 일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달라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제조업 중심의 생산시설 해외이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시장 개척의 '도전정신'이라기 보다는 '탈출'의 의미가 크다고 보는 것이다.

국내에서 높은 생산요소 비용을 감당하기보다는 투자와 고용, 생산환경이 좋은 나라를 선택해 손쉽게 성장동력을 찾고 그곳에 정착하려는 성향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처럼 해외이전에 나서는 기업들 대부분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우려를 더욱 키우는 대목이다. 성장과 생존을 위한 기업들의 전략적 선택이지만 그만큼 국내 투자와 고용 환경은 악화되는 양상이다.
 
박호환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고용노동상황과 정부의 지원책이 획기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기업들의 유턴 가능성은 없다"며 "노동시장 유연화와 과도한 기업규제 완화 등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재계가 최근 우리경제의 '엑소더스(Exodus)', 즉 기업들의 국내경제 탈출 러쉬를 경고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7월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을 설문한 결과, 응답기업 164개사 중 국내 유(U)턴을 고려하는 기업은 1개사(0.7%)에 불과했다. 과반수에 육박하는 기업들(47.6%)은 국내 유턴 촉진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각종 규제 해소'를 우선적으로 지적했다. 

이미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 글로벌 시장과 싸우고 있는 우리 대기업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생산기지의 해외이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이들 기업들의 투자가 베트남에 몰리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단적으로 삼성전자는 이미 베트남을 최대 휴대폰 생산기지화하고 있고, LG전자도 가전 통합생산의 주요 거점으로 베트남을 낙점한 상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따라 이곳에 둥지를 트는 국내 제조기업들은 이미 200여개 사를 훌쩍 넘어섰다.

이들 기업들이 베트남을 생산기지로 삼는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 노동시장이 거대하고 인건비 수준은 중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베트남 정부가 법인세 인하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제조원가 경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투자를 망설일 이유가 없어 보이는 부분이다.

베트남 정부는 삼성전자가 2008년 진출할 당시, 공장 부지의 무상제공과 법인세 50년간 우대, 수입관세·부가가치세 영구 면제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 바 있다. 법인세율이 22%에 이르고 인건비가 10배이상 높은 구미공장과 비교할 때 베트남 생산기지는 당연한 선택인 것이다.

문제는 이런 선택은 결과적으로 국내 생산비중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로인한 국내 투자나 고용 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미 현대차의 경우는 생산기지 해외이전으로 국내 생산비중이 38% 수준으로 낮아져 있다. 지난해 45% 생산비중을 두고도 울산과 광주, 아산 등 현대차의 국내 주요 생산거점 지역에서는 지역경제와 고용시장 악화를 우려하는 아우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현실은 이렇지만 국내는 기업에 대한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 세계 각국이 법인세 인하에 나서는 가운데 국내는 증세논의가 벌어지고 있고, 노동시장 유연성은 점차 사라져가는 추세다.

올해만 하더라도 만 60세 정년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기업들의 인사관리 전반을 뒤바꿀 대형 정책들이 쏟아졌다. 여기에 하도급 문제나 일감몰아주기 규제, 순환출자 금지, 금산분리 등 경제민주화 입법과 관련해 기업들의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삼성전자나 현대차 주식을 장기간 보유한 주주들이 높은 수익률로 만족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 무리한 규제를 쏟아내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새로운 기업규제를 도입할 경우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먼저 살펴야 한다"고 꼬집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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