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盧 명예 지키기…대통령기록물로 규정해 여당 압박 의도도
[뉴스핌=함지현 기자]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최근 여야 간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관련 2007년 남북정상회담록 공개 문제에 대해 적극 나서며 새누리당에 공세를 펼치고 있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의원은 지난 23일 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정상회담 대화록은 대통령기록물임을 명확히 하며 열람을 하려면 국가기록원에 있는 정본·원본을 열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실규명을 위해 정상회담 대화록을 열람하려면 당연히 국가기록원에 있는 정본 또는 원본을 열람해야 한다"며 "국정원에 있는 것은 똑같은 내용인지 여부를 알 수 없으므로 결국은 국가기록원 것을 열람해서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상회담 대화록은 국가기록원에 이관돼있는 것이 정본이므로 국정원에 있는 것은 내용이 똑같다 하더라도 부본이나 사본일 뿐"이라며 "따라서 그 역시 대통령기록물이며 국정원 손에 있다 해서 공공기록물이라거나 비밀 해제해서 일반에 공개할 수 있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피력했다.
국정원이 보관 중인 대화록이 '공공기록물'이라고 주장해 온 새누리당을 직격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20일 국정원 한기범 1차장이 가져온 발췌본을 새누리당 정보위원들이 열람·공개한 것은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했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라고 내세워 왔다.
반면 문 의원의 발언대로 대화록을 대통령기록물로 볼 경우 국회재적의원 2/3 이상의 찬성 의결이 이뤄지거나, 관할 고등법원장이 해당 대통령지정기록물이 중요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발부한 영장이 제시된 경우, 대통령기록관 직원이 기록관리 업무 수행상 필요에 따라 대통령기록관의 장의 사전 승인을 받은 경우 열람이 가능하다.
즉 발췌록을 대통령기록물로 규정해 새누리당의 열람이 불법행위라는 점을 명확히 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문재인 의원 [사진=뉴스핌 DB]> |
그는 NLL 회담록 문제에 적극 공세를 펼치는 이유에 대해 "남북관계 발전의 빛나는 금자탑인 10·4 남북 정상회담 선언의 성과를 이렇게 무너뜨리는 것을 두고 볼 수 없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화록의 일부인 발췌록뿐만 아니라 관련된 모든 자료를 공개하자는 것도 전체 맥락을 읽을 수 있도록 해 노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왜곡된 해석을 막아보자는 뜻도 있는 것으로 읽힌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요구하는 국정원의 대선·정치개입 국정조사에 새누리당이 NLL 대화록으로 맞서자 사실상 어려운 대통령기록물의 공개를 내세우며 오히려 역공을 펼치고 있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문 의원은 긴급성명을 발표한 뒤 자신의 트위터에 "참 나쁜 사람들입니다. 그런 몰상식한 일들이 기세등등하게 행해지는 것을 보노라면 그저 기가 막힐 뿐"이라며 발췌록을 열람한 새누리당 서상기 정보위원장 등을 강하게 비판했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