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신평사서도 스마트폰 전망 의문
[뉴스핌=한기진 기자]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출구 전략’ 언급으로 삼성전자 주가에 어둠이 더 짙어졌다.
지난 5일부터 시작된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세에 이어 20일 버냉키 쇼크까지 더해져 장중 3%대까지 낙폭을 키웠다. 펀더멘탈에 대한 논란에 이어 외풍까지 겹친 셈이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영업에 미치는 영향은 없겠지만 아시아 시장이 (버냉키의)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전망이) 확신으로 바뀌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일단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은 삼성전자의 펀더멘탈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도세가 9영업일째 계속되고 있고 이날 시장에서도 팔고 있어 “외국인은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것 아닌가”하는 의문이 생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3분기 실적 저하가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210만원에서 190만원으로 낮춘 JP모건의 보고서가 우리 금융투자업계 시각 이상으로 설득력이 있는 것 아닌지 갸우뚱할 만도 하다.
실제로 신용평가업계에서는 JP모건의 보고서와 비슷한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이 감지된다. 그러나 업계의 최대 고객사인 삼성에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놓는 무모한 도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한 신용평가회사 고위 임원은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이 밝다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꼭 그렇다고 할 수 없다”면서 “최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경쟁력이 많이 좋아진데다 저가에 치고 들어오면서 삼성전자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임원의 분석을 뒷받침 하듯 일단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회사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60%에 달하고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 스마트폰 보급률도 올해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스마트폰 산업의 보급률 40% 초과하면서 하이엔드(High-end)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지난해 4분기 선진국 시장의 스마트폰 시장 성장 성장률 둔화와 올해 1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정체가 이를 증명한다고 밝혔다.
또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1분기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250만대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18.5%로 2위 화웨이(12%)와의 차이는 6.5%포인트 차이다.
JP모건은 한발 더 나아가 "갤럭시S4 모멘텀이 이전 모델인 갤럭시S3 때보다 매우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며 "1분기만 해도 강력했던 모멘텀이 3분기 이후 출하량이 줄면서 실망감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갤럭시S3 출하량도 2분기 중반이 지나면서 꺾이고 있다"며 "기대를 밑도는 고가(하이엔드) 스마트폰 출하량은 결국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IT 업종 투자전략을 스마트폰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천성훈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보급률 성숙 시장 진입과 소비자들의 IT 수요 이전이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이라며 “하반기 출시 예정인 UD TV 및 성능이 강화된 테블릿 또는 노트북 교체 수요가 확대돼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부문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LG전자는 UD TV의 이익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