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과 EU간 통상마찰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오는 7월초 유럽산 고급 수입차에 대한 반덤핑 초기 조사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증권시보망(贈券時報網)을 비롯한 중국 언론들은 중국이 유럽 고급 수입차량에 반덤핑 조사를 시행할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며, 유럽연합(EU)의 중국산 태양광 제품 반덤핑 조사에서 시작된 양측간의 무역 분쟁이 막강한 구매력을 갖춘 중국 부유층들의 소비품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유럽의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현재 EU 본부 소재지인 벨기에의 브뤼셀에 유럽 고급 수입차량에 대한 정식 제소 제기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도 베이징 사무실과 법률고문 등 소식통의 말을 인용, 중국 정부가 EU의 수입산 고급차량이 보조금 등 불공정 무역행위가 의심된다 내용의 고소장을 이미 접수한 상태라고 밝혔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주 유럽연합 독일 대사관 대변인은 아직 중국이 유럽산 차량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정식으로 제기하진 않았지만, EU 내부에서는 현재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 날로 격화되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유럽산 차량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경우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란 게 업계의 보편적인 분석이다.
중국 고급 자동차 시장에서 현재 독일 자동차 브랜드인 BMW,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가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포르쉐와 페라리, 영국의 재규어랜드로버도 중국 시장 매출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시장예측 조사기관인 LMC Automotive에 따르면 2012년 중국이 유럽으로부터 수입한 승용차가 57만2000대, 상용차가 1만100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상당수의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가 중국 현지에 생산 공장을 두고 차량을 생산하고 있어 기존의 관세는 피해간다 할지라도 이들 업체의 고급차 대부분은 유럽 현지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중국이 반덤핑 관세를 물리게 되면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급증하는 중국 부유층들이 유럽 고급차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함에 따라 반덤핑 관세 부과로 유럽 자동차가 입는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는 중국이 오는 7월초 유럽산 고급 차량에 대한 반덤핑 초기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중국이 반덤핑세를 부과한다면 빠르면 9월초에 공식 발표할 것으로 유럽자동차공업협회는 전망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EU 수입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여기엔 소비세 등 항목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높은 실업률과 거액의 부채에 시달리는 유럽 국가들의 올해 자동차 판매량이 30년만에 사상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국가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채무 위기를 겪고 있는 남유럽 국가들의 자동차 생산량이 급감했는데 특히 이탈리아는 생산량이 49%까지 줄어들었다.
이렇게 유럽 자동차 시장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중국과의 무역 분쟁이 격화되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독일 자동차공업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2003년 유럽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올라섰으며, 현재 중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2000년보다 10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