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입차 시장에서 유럽차 쌩쌩
[뉴스핌=조윤선 기자] 유럽 경기 침체로 자동차 시장이 얼어붙자 2012년 하반기 유럽의 자동차 재고 물량이 중국으로 대거 유입된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끌고 있다.
27일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유럽 채무위기가 실물경제로 확산되면서 유럽의 자동차 제조업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2012년 유럽연합(EU) 27개국과 유럽자유무역연합(EFTA)의 경차 판매량이 전년보다 7.8% 감소한 1252만8000대로 17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BMW그룹 노버트 라이트호퍼(Nobert Reithofer) 회장은 "유럽 각국 정부가 채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최소 5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유럽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날로 커져 단기적으로 자동차 시장 수요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Fiat)의 세르지오 마르치오네(Sergio Marchionne) 사장을 비롯한 유럽 자동차 업체 CEO들은 유럽 자동사 시장 경기가 2020년이 되어서야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유로존 경제 시스템이 붕괴될 경우 유럽 자동차 시장의 연간 판매량이 1000만대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유럽 자동차 시장은 지난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때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7년 최고치에 달했던 자동차 판매량(1596만300대)은 2012년 350만대가 줄어든 1252만8000대로 감소했다.
특히 유럽 채무위기 발생의 근원지인 그리스는 2012년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대비 40.1%나 줄어든 5만8500대에 그쳤다. 올해 1분기 실업률이 17.7%에 달한 포르투갈도 2012년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대비 37.9% 급감한 9만5300대로 집계됐다.
유럽의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인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의 자동차 판매량이 모두 하락세를 나타낸 가운데 이탈리아의 2012년 자동차 판매량은 1979년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제일재경일보는 전했다.
유럽 자동차 시장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2012년 대량의 유럽 자동차 재고 물량이 중국 시장으로 유입된 것.
마틴 빈터콘(Martin Winterkorn) 폭스바겐 회장은 유럽 경기 침체로 현지에서 생산된 자동차를 국내에서 소화할 수 없게 되자 재고 물량을 중국 시장으로 돌리고 있다며, 올해 중국 시장에 전년보다 2배 가량 많은 20만대의 자동차를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GM, 폭스바겐을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중국 시장의 자동차 생산 및 판매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한편 중국과 남미 등 신흥시장 외에도 인도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새로운 돌파구로 부상하고 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2001년 이후 인도 자동차 시장은 두 자리수의 고속 성장세를 보이면서 2012년 판매량이 286만6000대에 달해, 향후 인도가 중국에 이어 세계 자동차 소비 대국으로 떠오를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벤츠가 인도에 4600만 달러를 투자해 생산 규모 확장에 나설 계획이며 이스즈모터스, 르노-닛산과 재규어랜드로버도 인도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