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심각한 물 부족 현상 타개를 위해 야심 차게 해수담수화 사업 육성에 나섰던 중국이 사업추진 일 년 만에 난항에 부딪혔다. 해수담수화 산업이 최근 생산과잉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태양광 산업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7일 해수담수화 산업에 뛰어들었던 중국 기업들이 연이어 담수화 작업을 중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수담수화 사업이 비용은 높지만 수익성은 낮아 해당 기업들이 사업을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2년 2월 '해수담수화 산업 발전 촉진을 위한 의견'을 발표한 후 같은 해 8월 '해수담수화 기술 12·5 전담 계획'을 밝히는 등 해수담수화 산업 지원을 위한 정책을 연이어 내놓았다. 중국은 2015년까지 담수 생산량을 하루평균 220만~260만t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그러나 산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하며 정부 정책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 올해 4월 말 솽량제정(雙良節能·600481.SH)는 해수담수화 설비제조를 위한 자금모집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업체 관계자는 "발전 잠재력이 있는 신흥산업으로 보고 시장에 뛰어들었지만,수요가 크지 않다"고 자금모집 중단의 이유를 밝혔다.
해수담수화에 필요한 고압펌프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남팡펌프(南方泵業·300145.SZ)도 2010년부터 관련 설비 연구에 돌입했지만,현재까지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미 가동 중인 해수담수화 설비도 상당수가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톈진(天津) 베이장(北疆) 발전소에 설치된 4대의 해수담수화 설비 중 현재 1대만이 가동 중이다. 이 발전소의 관계자는 하루 최대 생산량 10만t인 생산설비의 1대의 실제 생산량은 1.8t, 그 중 1만t은 공장 자체 수요로 사용되고 8000t만이 톈진 한구(漢沽)시 정부에 공급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톈진, 산둥(山東) 등 해수담수화 설비가 들어선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높은 운영비와 낮은 수요, 그리고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제도결함이 해수담수화 산업의 총체적 위기를 불렀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가 해수담수화 지원정책을 발표하자 지원금을 노리고 너도나도 사업에 뛰어들었다"며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을 전했다.
궈하이(國海)증권 애널리스트 왕리야오(王立堯)는 "담수화된 물이 사용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수도처리장 등 관련 부문이 이용하는 방안을 고안할 필요가 있고, 정부가 관련 기업에 보조금 지급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