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양적완화(QE)의 축소에 대한 기대감에 미국 국채수익률이 가파르게 오르자 투자자들이 전략 수정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펀드매니저들이 장기물 채권 비중을 축소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주식시장에서도 저금리를 배경으로 높은 인기를 끌었던 배당주가 투자자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지는 모습이다.
31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채권 펀드매니저들 사이에 ‘리스크-오프’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핌코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의 채권 펀드가 최근 금리 상승에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펀드매니저들이 장기물 투자 비중을 줄이는 등 보수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
미국과 유로존의 시장금리 추가 하락 여지가 지극히 낮은 것은 물론이고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산 매입을 축소할 경우 금리가 가파르게 뛸 수 있다는 전망을 자산 운용에 적극 반영하는 모습이다.
악사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의 닉 헤이스 펀드매니저는 “리스크-보상 측면에서 채권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은 제한적이며, 특히 장기물 투자의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며 “10년 이상 장기물 채권을 대부분 처분하고 단기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데이터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유럽의 투자등급 채권 펀드에 순유입된 자금 가운데 약 67%가 듀레이션 4년 이내의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에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배당주 투자에 대한 관점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뉴욕증시가 강한 랠리를 지속하면서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지만 배당주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는 양상이다.
사상 최저금리로 인해 배당주의 매력이 크게 부각됐지만 최근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S&P500 편입 기업의 평균 배당 수익률을 상회, 배당주에 대한 선호도가 꺾였다.
대표적인 배당주 겸 방어주로 꼽히는 유틸리티 섹터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달 들어 7% 내림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가 5% 가량 상승한 것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스티펠 니콜라우스의 데이비드 러츠 ETF 트레이더는 “주식시장에서 방어주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종목과 섹터가 일제히 시장 대비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최근까지 투자자들은 고수익률을 추구했지만 이제 자본차익을 추구하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