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조원 태국 인프라 건설특수 잡아라
[뉴스핌=노종빈 기자] 올해 태국 현지에서 본 태국 정부의 경제의 역점정책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은 막대한 인프라 투자 계획이다.
태국 정부는 최근 오는 2020년까지 7년 동안 약 4조 바트(160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는 광역 고속도로 항만 철도 등 교통인프라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태국 경기 부양 및 향후 경제 성장에는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으며 동시에 민간부문 투자촉진 및 해외투자(FDI) 유입이 이뤄질 수 있을 전망이다.
◆ 광역 인프라 구축으로 동남아 물류허브 탈바꿈
태국은 오는 2020년까지 '재건 및 미래 발전을 위한 5대 전략'에 약 4조 바트를 투자할 계획인데 이 가운데 거의 대부분인 86%가 철도 도로 항공 등 인프라 건설에 투자된다.
태국이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도 도로 항만 철도 등 광역 교통망 인프라를 정비해 운송물류의 허브를 건설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태국은 인도차이나 반도의 중부에 위치해 있다. 아래로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이 비교적 지역내 경제규모가 발전돼 있다.
하지만 최근 동으로는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와 북으로는 최근 개발 잠재력이 기대되는 미얀마 등이 새로운 글로벌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태국의 종합 물류 네트워크가 완성되면 지리적 이점과 노동인건비 등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전역을 대규모 생산 및 산업 기지로 부각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진다.
태국 정부는 투자청(BOI)을 통해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집중 육성대상인 자동차, 전자ㆍIT기술, 대체에너지, 패션, 의료ㆍ관광ㆍ엔터테인먼트 등의 업종은 투자인센티브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태국 투자청은 지난해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우리나라의 제주도와 광주를 각각 방문 국내 기업들의 투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 홍수방지 물관리 사업에 12조원 투자…수자원공사 입찰
또한 태국정부는 지난 2011년 대홍수 이후 종합 물관리사업에도 3000억 바트(약 12조원)을 투입한다.
지난 3일 마감한 물관리 사업 입찰에는 한국수자원공사(케이워터)와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이 참여한 한국 컨소시엄을 비롯, 중국과 태국 기업 등으로 구성된 3개 컨소시엄 등 총 4개 컨소시엄이 응찰했다. 이 가운데 일본과 태국기업들이 중심이 된 합작 컨소시엄 2개사는 입찰을 포기했다.
태국정부는 오는 27일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에 이어 다음달 4일 최종 낙찰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태국 정부가 산정한 사업비가 적절치 못하고 실제 낙찰 후 공사를 진행하면서 토지 보상, 환경 문제 등으로 사업 예정지 주민과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그동안 태국 현지에서 입찰을 준비해 온 한국 정부 및 업계 관계자들은 "먼저 물관리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통해 태국 정부와 국민들로부터 확고한 신뢰를 이미지를 얻을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160조원 규모의 종합 인프라 구축 사업에서도 활발히 참여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 아세안 경제통합 앞두고 태국내 M&A 활발
최근 태국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태국 재벌기업들의 인수합병(M&A)도 활발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태국은 정부의 양적 완화에 따른 소비자 구매력 증가와 홍수피해 재건 및 인프라 투자 등의 기대감이 맞물리며 바트화 강세와 저금리 기조, 주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태국 기업들의 수익성이 견조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저금리 기조와 바트화 강세도 태국 기업들의 자금 여력을 늘리며 M&A 바람에 일조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태국내에서 세븐일레븐 등을 운영하는 최대 유통재벌인 CP올이 네덜란드계 유통사인 시암마크로의 경영권을 66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올해 들어 글로벌 M&A 거래 가운데 최대 규모로 기존 최고액 M&A 거래보다도 2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와 함께 태국 최대 재벌인 쩌른(Charoen Sirivadhanabhakdi)이 싱가포르의 유통업체인 프레이저앤드니브(F&N) 를 인수했다. 여기에 태국내 에너지 자원업계 재벌들인 PTT, 반푸, 시암시멘트 그룹 등이 M&A를 적극 추진했거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BS의 분석에 따르면 태국 기업들의 인수합병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는 연간 평균 37억달러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 해에는 259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로 인해 지난 2010년에서 2012년까지 3년간 평균치도 131억달러로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 태국 증시, 한국 증시의 40% 수준
이같은 배경은 태국 기업들이 오는 2015년 아세안경제공동체(AEC) 출범을 앞두고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불리기와 아시아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로인해 현지 금융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근 태국 내에도 글로벌 수준의 M&A 및 금융 전문인력을 찾는 구인광고도 눈에 띠게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이같은 태국 기업들의 실적호조 지속에 따라 태국 주식시장의 외형 또한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5월 초 태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약 516조원(4650억 달러)으로 한국 주식시장 규모의 40% 수준에 이른다.
KTB투자증권의 태국 현지법인인 KTB ST의 김태희 대표는 "태국 주식시장은 아직은 양적, 질적으로 한국주식시장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나 최근 상당히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아시아 개발도상국 중에서는 가장 발전된 시장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오는 27일과 28일 예정된 금융정책회의에서 2.75%인 금리를 일부 인하할 전망"이라면서 "시장 전문가들은 대략 0.25% 에서 0.5% 포인트 가량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바트화가 어느 정도 더 안정될 전망이라며 이는 태국 기업들의 주가에 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