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경제 지표 부진에 미국 국채가 상승세를 지속했다. 특히 고용지표가 악화되면서 국채 수익률을 떨어뜨렸다.
유로존에서는 글로벌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독일 국채 수익률이 7주간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6bp 하락한 1.88%에 거래됐다. 30년물 수익률 역시 6bp 내린 3.10%을 나타냈다. 2년물 수익률이 1bp 떨어졌고, 5년물이 4bp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움직임에 상승 흐름을 탔던 국채 수익률이 경제 지표 부진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이 추가적인 부양책에 따른 효과보다 비용이 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철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국채 시장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
고용과 물가 등 이날 발표된 미국 주요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3만2000건 증가한 36만건을 기록, 6개월래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4월 신규 주택 착공도 전월에 비해 16.5% 줄어든 85만3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94만5000건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이와 함께 노동부가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에 비해 0.4% 하락해 4년래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이라 저지 채권 전략가는 “무엇보다 고용지표 악화가 국채시장에 가장 커다란 변수로 작용했다”며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 연준이 당장 QE를 줄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번졌다”고 설명했다.
도이체방크의 조셉 라보냐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지표를 감안할 때 이날 국채 수익률 하락은 지극히 논리적인 것”이라며 “하지만 연준이 이날 발표된 지표에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에서는 독일과 주변국 국채 수익률이 동반 하락했다. 독일 국채는 미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인해 글로벌 매크로 경제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사자’가 몰렸다.
이날 2년물 독일 국채가 3bp 하락한 마이너스 0.007%를 기록해 다시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졌고 10년물 국채도 5bp 내린 1.33%에 거래됐다.
RIA 캐피탈 마켓의 닉 스태먼코빅 전략가는 “경기 부진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더 크게 높이는 것”이라며 “강한 경기 회복을 확인하기 전까지 독일 10년물은 1.20~1.40%의 박스권 등락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스페인 10년물 수익률이 3bp 하락한 4.31%에 거래됐고, 이탈리아 10년물 역시 3bp 떨어진 3.98%를 나타냈다.
최근 순조로운 국채 발행이 수익률 하락에 힘을 실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