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경은 기자] 자본잠식에 빠진 이스타항공이 엎친데 덮친격으로 고전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협력사(조업사)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한데다가, 공항공사 사무실 월세도 밀려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 등 대다수 저가항공사가 올 1분기 흑자를 낸 것과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항공업계에서는 우후죽순으로 생긴 저가항공사 시장 내 옥석가리기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이 운영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항 지상직 채용 등을 아웃소싱한 '동보공항서비스'에 대금지연 사태가 벌어졌다. '갑의 횡포'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뒤라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타항공이 동보공항서비스에 줘야 할 자금성격은 대부분 임금이다.
이스타항공은 회사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동보공항서비스 측에 자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직원들은 동보 측 유동자금으로 월급을 지급받고 있지만 회사로썬 불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티웨이도 지상직 직원을 동보에 맡기고 있다. 그러나 같이 자본잠식에 빠졌다가 예림당의 인수로 살아난 티웨이항공은 연체금액이 하나도 없다.
동보 사정에 밝은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아웃소싱을 맡긴 또 다른 항공사인 티웨이항공이 지급하는 돈으로 이스타항공 지상직 월급을 메꿔 지급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금 미지급으로 난처하기는 김포공항 재무팀도 마찬가지다. 이스타항공이 수개월째 사무실 임대료를 납부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최근 '보증금 수준인 두달 치 이상은 밀리지 않겠다'는 내용에 양측이 서로 협의해 현재는 두달 치만 밀려있다. 이 금액은 약 6억 원에 달한다.
김포공항 재무팀 관계자는 "티웨이는 지난해 삼개월 치 월세를 밀렸다가 예림당이 인수하고 난 뒤 올 1월 한꺼번에 밀린 금액을 납부했다"며 "이스타항공은 회수가 아직 덜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측은 과거 이야기일 뿐이라고 소문을 일축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지급이 밀렸다기보단 회계 자금지급 은행시스템이 하루 이틀 늦어진 케이스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지난 2007년 설립된 국내 저가항공사로 케이아이씨를 모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까지 이상직 민주당 국회의원이 회장이었으나, 정경분리를 선언하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케이아이씨 이경일 회장과 박수전 대표이사가 실질적인 경영활동에 임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노경은 기자 (rk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