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중국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 섀도우 뱅킹)'의 주를 이루고 있는 투자신탁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여기에 기존 은행 및 중개업체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지난 8일 중국신탁협회(CTA)는 올해 1분기 웰스매니지먼트(WM)분야 신탁에 유입된 자금이 8조 7300억 위안(약 1550조 원)을 기록, 전분기보다 1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증가는 인프라구축 프로젝트 투자가 중심 역할을 했다고 CTA는 밝혔다. 분기 인프라 관련 투자는 4613억 위안(약 81조 원)이 새롭게 유입돼 전년동기보다 5배 가까이 늘어났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탁회사들이 기업대출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길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면서 중국 WM분야내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증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아직까지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정부의 부동산 투기억제 강화로 부동산 투자마저 어려워지면서 중국 투자자들은 마땅한 투자처를 구하기 힘들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투자가 가능한 투자신탁에 자금이 몰리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신탁회사들의 호황기도 곧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정부는 이들의 주력인 대출분야 규제를 강화하고 금융기관들이 신탁업무들을 병행할 수 있게 허용하는 새 규정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내셔널 트러스트는 최근 발간한 연례보고서에서 "은행, 펀드 및 증권사들이 WM분야에 진입하면서 경쟁은 과열 양상을 띠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신탁회사들은 부동산 및 지방정부 대출 억제가 신탁업계 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인프라스트럭쳐 대출 규모는 1분기 급격히 늘어났지만 중국정부는 꾸준히 지방정부의 자금 조달을 제어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상황이다.
신탁분야 자체가 크게 성장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1분기 신탁자산 규모는 전년대비 65%나 성장했지만 이렇게 커진 규모로 인해 오히려 투자 대상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
내셔널 트러스트는 "작년 신탁자산의 급성장은 산업계의 신용 및 유동성 위험을 부추겼다"며 "향후 신탁상품들의 자금 상환이 돌아오면 신탁업계는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