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올해 들어 지난 2월까지 중국 10여 개 성시가 발표한 투자 계획이 금액기준으로 20조 위안(약 3600조 원)을 넘어서면서 투자과열에 따른 각종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 베이징상바오(北京商報 북경상보)가 6일 보도했다.
◇ 지방채무 위기 가중
지역별 투자 규모를 보면 쓰촨(四川)성 4조 3000억 위안, 구이저우(貴州)성 1조 7000억 위안, 광시(廣西)성 1조 5000억 위안 등으로 지방정부들이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재정상태가 양호하지 않은 지방 정부들이 대규모 건설 계획을 추진하면서 가뜩이나 심각한 지방채무 문제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지방채무 위기를 주요 이유로 피치는 지난 4월 6일 중국의 위안화 표시 국채등급, 무디스는 같은 달 16일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강등했다.
중국은 지방채무 규모를 전문적으로 집계할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아 정확한 지방채무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기관별로 적게는 10조 7000억 위안에서 많게는 20조 위안 규모로 추산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올해는 지방정부들이 예년에는 보기 어려운 초대형 투자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의 차오젠하이(曺建海) 연구원은 "정권 교체에 따른 신임 정부 기관장의 전시성 행정, GDP를 통한 경제 규모 확대를 실적으로 삼는 잘못된 관행이 대규모 투자 계획의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생산 과잉 문제 가중
대규모 투자는 지방 채무 증가 외에도 생산 과잉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2008년 말 중국 정부가 경제 성장을 위해 단행한 4조 위안 경제 개발 계획이 중국의 경제성장과 함께 오늘날 생산 과잉 문제를 초래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국 사회과학원 지역경제학자 쉬펑셴(徐逢賢)은 "4조 위안 투자계획으로 철강·시멘트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생산 과잉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지방 정부의 대규모 투자 계획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생산 과잉 문제가 잠시 해소되는듯 하겠지만, 투자계획이 만료되는 시점에 이르면 생산 과잉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쉬펑셴은 "특히 각 지방정부는 균형발전을 위한 거시적 관점이 부족해 일부 인기 신흥산업에 경쟁적으로 투자하면서 생산 과잉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상승과 자원낭비 유발
경쟁적 대규모 투자가 물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규모 투자의 영향으로 철강·시멘트·건설자재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다시 소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1985년~1988년 고정자산투자 연평균 증가율이 25%에 달했을 때 물가상승률도 18%에 달했다. 최근 중국의 물가상승 압력이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아직 방심할 상황이 아니라는게 경제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한, 필요이상의 대규모 투자가 기간시설의 공급과잉과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구이저우성과 쓰촨성이 고속도로 건설에 각각 1536억 위안과 2077억 위안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중서부 지역의 고속도로 건설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와관련해 교통부의 가오훙펑(高宏峰) 부부장은 "중서부 지역 고속도로 대부분이 손실을 보고 있으며, 부채율이 80%가 넘는 곳도 많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