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경기 부진과 수익성 압박의 이중고에 시달리는 기업들 사이에 회계조작 행위가 급증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회계법인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인도 등 주요 지역의 글로벌 기업들이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후퇴 속에 회계조작으로 실적 및 장부가치를 부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35개 국가의 회계사 3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20%가 과거 12개월 사이 기업 회계조작을 적발한 일이 있다고 답했다.
또 고위 경영자 및 이사회 멤버 가운데 42%가 같은 기간 불법적이거나 부적절한 회계 처리를 발견했다고 응답했다.
금융위기 이후 감독 당국의 규제와 리스크 관리가 엄격해졌지만 기업들의 소위 반칙 행위는 오히려 증가했다는 얘기다.
글로벌 기업들은 장부상 비용을 실제보다 낮추고, 매출을 부풀리는 한편 원칙에 어긋나는 판매 행위 등을 통해 이익을 부풀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언스트앤영의 데이비드 스털브 불법행위 조사 헤드는 “기업이 발표하는 실적만 봐서는 글로벌 경기 하강 속에서도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지 않거나 개선되는 것으로 드러나지만 실상 비윤리적이거나 불법적인 회계 처리를 통한 실적 부풀리기가 주요인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특히 유로존 주변국인 스페인 기업의 부적절한 행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은 61%의 회계사들이 기업의 회계조작을 발견했다고 답했다. 이는 러시아와 나이지리아, 슬로베니아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다.
언스트앤영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성숙기에 이른 시장에 속한 기업일수록 회계조작을 포함한 비윤리적인 행위로 이익을 부풀리는 경향이 높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