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STX그룹 주요 계열사가 자율협약에 의한 채권단 공동관리를 신청했다.
KDB산업은행은 3일 지주사인 STX그룹을 비롯해 STX중공업, STX엔진이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는 정상화 여부에 따라 서로 다른 길을 가거나 그룹 재편에 따라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의 최종 윤곽은 STX조선해양에 대한 채권단 실사가 끝나는 5월 말이나 6월초에 결정될 전망이다.
STX그룹의 채권단은 KDB산업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수출입은행, 농협은행, 한국정책금융공사, 우리은행 등이다. KDB산업은행은 다른 채권금융기관과의 합의를 바탕으로 이들 기업에 대한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앞서 STX조선해양이 채권단으로부터 60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은데 이어 STX그룹, STX중공업, STX엔진 등도 긴급자금을 수혈하면 유동성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STX그룹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이미 해외 계열사들에 대한 매각절차에 들어갔고 STX건설은 이미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이다.
STX의 주요 해외 자산은 매각된다. 산업은행 류희경 부행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STX그룹이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STX프랑스와 핀란드를 매각할 의사가 있어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고, STX그룹이 자본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STX다롄과 관련해서는 "(채권단의) 직접 지원은 힘들다"고 말했다.
STX다롄의 구조조정은 중국 정부의 손으로 넘어갔다. STX그룹이 계열사 STX다롄의 경영권과 대주주로서의 지분 처분권한을 중국 정부에 위임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STX그룹은 STX다롄에 선 지급보증 1조2000억원에 대한 상환부담을 덜게 됐다.
STX에너지도 매각이 결정됐다. STX그룹이 STX에너지 지분 43.15%(+콜옵션 6.9%)를 국내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에 넘기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TX그룹이 채권단에 진 전체 빚은 11조원 규모로 일자리도 10만여개에 달하고 있다.
다만 채권단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강덕수 회장의 도움을 최대한 받겠다는 입장이다.
류희경 부행장은 "오너를 무조건 배제하는 것은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안된다"며 "필요하면 당연히 오너의 도움을 받아 조속히 경영정상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자율협약 대상 기업들에 대한 채권단의 자금 지원 규모와 관련해 류 부행장은 "실사를 해 봐야 구체적인 규모를 산정할 수 있어 현재로선 얼마나 될 지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