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자본과의 기싸움 당분간 지속될 것
[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세계 무대에서 중국자본의 자산 투자활동이 기업 단위에 이어 개인 부자들로 확대되고 있다. 투자 대상도 해외 부동산과 주식에서 황금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부자들은 이미 미국과 캐나나 호주를 비롯한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막강한 위안화 경제 파워를 과시해 왔다. 중국 부자들은 그동안 미국 경제 부진으로 인해 헐값에 시장에 나온 부동산을 대대적으로 구매하면서 지구촌의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해외 각지의 수익 자산 투자에 열을 올리는 중국의 돈많은 자산가들. 즉 중국판 '와타나베 부인'이라고 할 중국 아줌마'(中國大媽)들이 이번에는 대량의 황금 저가매입에 나서, 추가하락을 점치며 공매도에 나선 미국 월가 대자본과 정면 승부를 벌였다.
국제 금값 폭락으로 금을 사들인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떠앉은 채 시장을 떠나고, 투자자들의 공황 심리에 시장이 붕괴직전까지 치닫는 속에서 월가의 세계적인 투자기관들은 추가 하락을 예측하며 계속해서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다.
하지만 반대편의 아시아 금시장에서는 사뭇 다른 움직임이 일어났다. 월가 자본이 공매도에 혈안일수록 '중국 아줌마'들은 저가 황금 쇼핑에 분주한 모습을 나타냈다. 월가 자본의 팔자 포지션에 '사자 주문'으로 정면으로 맞선 것이다.
중국 아줌마들은 월가의 황금 시세 폭락 전망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또 화폐전쟁(쑹훙빙)의 우려가득한 금값 예측도 완전 무시했다. 그들은 단지 전통적이고 소박한 자신들의 '황금 숭배' 사상만 믿었다.
국제 투자가들사이에서는 양측의 이런 스탠스를 놓고 중국 아줌마가 ' 떨어지는 칼날을 받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중국 아줌마들이 리스크를 두려워 하지 않고 용맹하게 월가 자본에 대항하고 있다는 평가인 동시에 다소 무모한 행위가 아니냐는 우려가 담겨있는 지적이었다.
중국에서는 일체의 투자 행위에 있어 상승하는 자산은 따라서 매입하고 떨어지는 자산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 게 하나의 관행이다. 즉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오를때 추격 매수하고 침체장에서는 끝없이 관망 자세를 취 하는 것이 중국 투자자들의 속성이라는 애기다.
그러나 이번 황금시장 폭락장에서 중국 투자자들은 전혀 다른 포지션을 취했다. 조금도 망서리지 않고 매우 신속하게 저가 매입 포지션에 나섰으며, 그것도 다름 아닌 세계적인 고수익 자산투자가들인 월가 자본가들이 던진 '칼날'을 받은 것이다.
일단은 1000억위안을 들여 300t의 금을 사들인 중국 아줌마가 골드만 삭스 등이 이끄는 월가 자본을 패퇴시킨 양상을 보였다. 이에대해 한 경제 전문가는 "누가 맞고 틀린 것일까. 그 답은 시장만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 중국 아줌마가 월가 대자본과의 금 공매도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하는데 이는 섣부른 판단이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중국 아줌마들은 왜 월가 자본과 정반대 입장에서 시장의 고수들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는 금을 사들였을까. 이에대해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금과 부동산을 경통화로 인식하는 중국인들의 전통적 가치관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많은 중국인들은 금과 부동산을 거의 현금이나 마찬가지로 취급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중국 재테크 투자시장에는 민간 투자자들이 투자할만한 상품이 그다지 잘 발달돼 있지 않고, 가득이나 지금은 주식시장도 깊은 침체의 수렁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중국 아줌마들은 결코 비이성적이며 아무생각없이 남들이 던진 칼날이나 가슴으로 받을 무모한 투기꾼이 아니다.
현재로선 부동산과 황금외에 인플레에 대항할수 있는 마땅한 무기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다 보니 부동산이든 황금이든 가격이 좀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면 차익을 남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싶어 묻지마 매수에 나서는게 돈 가진 중국 큰 엄마의 투자 관행이 된 것이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