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회사채 수요예측제도의 도입으로 발행사와 주관사간의 갈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발행사가 무리한 금리를 요구하거나 수요예측 결과를 수긍하지 않아 발행물량을 대부분을 증권사가 인수해야하는 관행이 지속되기도 하고 심지어 발행사가 발행을 취소하고 CP등으로 조달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보다 정치한 제도개선을 통해 당초 수요예측제도의 도입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진단한다.
29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회사채 등급이 AA-인 연합자산관리는 이달 26일 5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사모사채는 공모사채와 달리 발행과 관련,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면에서는 기업어음(CP)와 같아서 공개가 불편한 회사들이 자주 사용하는 자금조달 방식이다.
연합자산관리가 사모로 회사채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월에는 공모사채 20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발행을 철회하고 대신 CP를 3000억원 발행한 적이 있다.
지난 1월 9일 2000억원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에서 공모희망금리 범위내에서 수요참가한 물량은 전무한 반면 가산금리가 이보다 높은 수준에서 800억원이 수요 참가한 것이 화근이었다.
발행주관사는 수요예측결과를 반영해 발행금리를 더 높이자고 했지만 연합자산은 당초 제시 공모희망금리를 고수했다.
결국 연합자산과 주관사인 대우증권은 갈등을 빚었고 연합자산은 회사채 발행을 철회하는 신고서를 제출했다.
발행시장의 한 관계자는 "지난번 철회 이후 공모 회사채 발행이 그리 편하지는 않은 분위기"라며 이번 사모사채 발행 배경을 설명했다.
회사채 수요예측제도가 도입되고 1년이 지난 지금도 이런 불편한 갈등의 그림자가 채 가시지 않은 것이다.
제도의 가장 큰 도입 취지가 발행사가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주관사에게 공격적인 발행금리를 요구하며 주관수수료와 인수수수료 녹이기를 근절하는 것이라며 아직도 가야할 길이 먼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는 발행주관사를 선정하기 위해 제안 요청서를 보내면서 아예 발행금리를 사전에 확약할 것을 요구한 회사도 있었다.
최저금리의 기록을 이어가던 한국남동발전은 제안요청서에 '금융시장에서 수요예측 실시 후 미매각이 발생할 경우 주관사에서는 최초 금리입찰 시 제시한 가산금리로 미매각 물량 전부를 인수한다'라는 문구를 적시한 것이다.
시장의 수요를 잘 반영해서 발행금리를 정하고자 하는 수요예측제도 목적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발행시장의 행태가 이런 수준에 머물러 회사채 시장 관계자들이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이처럼 노골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발행사가 암암리에 주관사에게 압력을 행사해서 주관사는 불편한 속내를 감추고 미매각물량을 인수하는 경우는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
증권사의 한 발행관계자는 "발행사가 공모희망금리를 공격적으로 제시하고 수요예측에서 해당 금리가 통하지 않아도 발행금리를 그 수준으로 정하는 것이 관례화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500억원 규모의 삼성정밀화학 회사채의 경우 당초 제시된 공모희망금리 상한인 가산금리 0.45%p 이내에 수요가 900억원이나 참여했지만, 가산금리 0.38%p까지 들어온 300억원만 유효수요 처리했다.
발행금리도 가산금리 0.38%p 수준에서 정했다.
금융감독기관이 이를 주목했지만, 주관사와 발행사는 이 정도의 시장반응으로 미뤄볼 때 100% 청약을 확신했다. 다행히 전액 청약돼 문제없이 넘어갔다.
현대건설도 발행금리를 낮게 관철한 적이 있다. 지난해 10월 공모희망금리범위내에서 일부 수요가 참가했지만 이를 유효수요로 인정하지 않고 발행금리를 당초 제시한 공모희망금리 상단보다 0.01%p 낮게 결정한 것.
청약물량이 없어 증권사들이 전액 인수했다. 금융당국이 이를 문제삼았고 주관사가 해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LG전자는 회사채 시장에서 신사로 자리 잡기도 했다. 지난해 9월 LG전자는 수요예측결과를 존중해 회사채 발행물량을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1000억원이나 증액한 바 있다.
발행사들의 기업문화와 발행당시의 시장상황에 따라 수요예측결과의 수용과 이를 바탕으로 발행금리를 정하는지 여부가 정해지겠지만, 발행사의 우월한 지위는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아직도 가닥이 잡히지 않는 문제거리다.
회사채 수요예측제도 도입 1년을 맞아 조만간 제시될 수요예측제도 보완책에는 이러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 회사채 전문가는 "공모희망금리의 범위를 민간평가금리를 포함하게 하는 등 발행금리의 결정에 대해 보다 정교한 가이드가 제시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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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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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엔터, 고덕 신사옥 건립 백지화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JYP Ent.가 강동구 고덕동 신사옥 건립 사업을 철회한다.
8일 JYP엔터테인먼트는 "당사는 고덕동 신사옥 부지 앞 토지의 용도 변경을 최초 인지한 2026년 4월부터 SH공사 및 강동구청과 수차례 협의를 갖고 사업을 지속하고자 다각도로 노력해 왔으나, 최종적으로 고덕 신사옥 건립 사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건립 예정이었던 JYP엔터테인먼트 신사옥 조감도. [사진=강동구] 2026.10.08 alice09@newspim.com
이어 "지난 8월 31일 SH공사로부터 '신사옥 부지 앞 토지 용도 변경에 절차상 문제가 없으며 공원으로의 원상회복 또한 불가하다'는 공식 답변을 수신했다"고 설명했다.
JYP 측은 "당사 기준의 본 사업 추진에 관한 핵심 환경이 변경됨에 따라, 현 사옥 이외 임차 건물들의 정황을 비롯해 많은 제반 사항을 다각도 검토하였고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최종 결론에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당사는 현 소재지인 성내동 사옥 인근 건물을 매입하여 구성원의 안정적 업무 환경을 확보하고 보강하는 방향을 수립했다. 오랜 검토와 신중한 협의 끝에 내린 결정인 만큼 너른 이해와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JYP엔터테인먼트는 2023년 10월 SH공사로부터 서울 강동구 고덕동 일대 약 1만675㎡(약 3229평) 규모의 부지를 약 755억원에 매입했다. 기존 성내동 사옥을 대체할 통합 신사옥을 건립하기 위한 것으로, 건축가 유현준 교수가 설계에 참여해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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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8 15: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