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에서 '하수구 기름'으로 불리는 폐식용유를 연료로 전환해 사용한 동방항공 여객기가 24일 시범 비행에 성공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25일 중국증권보(中國證券報)는 중국 국영 석유회사 시노펙(中石化, 중국석유화공)이 개발한 바이오 항공 연료를 주입한 동방항공 에어버스 320형 항공기가 24일 상하이(上海) 시범 비행에서 성공을 거뒀다며, 바이오 항공 연료 개발로 항공 연료 부족을 비롯한 환경보호, 하수구 기름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는데 의미가 매우 크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하수구 기름 항공 연료 전환에 성공한 시노펙은 중국 최초로 바이오 항공 연료의 자체 연구개발 및 생산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됐다.
이번 시범 비행에서 1.7t의 바이오 항공 연료를 주입한 동방항공기는 85분간의 기술 비행 테스트를 순조롭게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재생가능한 자원을 원료로 사용한 바이오 항공 연료는 전통적인 항공 연료인 석유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유럽의 주요 국가에서는 일찍이 지난 2008년 바이오 항공 연료의 연구개발과 시범 비행에 착수해 2011년부터 상업화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바이오 항공 연료 개발에 성공하면서 세계에서 몇 안되는 바이오 항공 연료 자체 연구개발 및 생산 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되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연간 2000만t의 항공 연료를 사용하는 연료 소비 대국이며 국제항공운수협회에 따르면 2020년쯤엔 바이오 항공 연료가 전체 항공 연료의 30%를 차지할 전망이어서 바이오 항공 연료 시장의 성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바이오 항공 연료는 야자수 과육에서 추출한 팜유를 비롯한 하수구 기름(폐식용유)을 친환경 연료로 전환한 것으로 현재 미국과 프랑스, 핀란드 등 국가가 바이오 연료 자체 연구개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 이번에 바이오 항공 연료 자체 개발에 성공하면서 하수구 기름 문제가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도 증폭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그 동안 쓰고 버린 하수구 기름을 불법적으로 재활용·유통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해 식품위생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기도 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매년 식당이나 가정으로 유통되는 하수구 기름이 200~300만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들의 연간 식용 기름 소비량이 2250만t인 것을 감안하면 10끼 식사 중 1끼 식사에 불량 하수구 기름이 사용됐다는 통계도 제시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하수구 기름을 활용해 바이오 연료를 제조하는 비용이 높은 편이라 바이오 항공 연료가 중국 내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 항공 연료 기술이 환경과 연료 부족 문제 해결이라는 일거양득의 기술인 만큼 정부 당국의 정책적 지원 강화로 발전 전망이 매우 밝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한편 중국증권보는 하수구 기름의 항공 연료 전환 성공으로 A주 상장사 중 천방고분(天邦股份 002124), 중양생화(中糧生化 000930) 등 바이오 에너지 생산 업체를 비롯한 청정에너지 관련 테마주가 유망 투자 종목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