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삼성전자와 중국 현지 토종 업체에 밀려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던 LG전자가 양판점 위주의 중국 판매 영업체제에 대대적인 수술을 가하고 나섰다.
중국 전자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양판점 중심의 비효율적인 전자제품 유통구조, 낮은 제품 인지도와 떨어지는 시장 점유율로 인해 양판점 입점 시 가격협상 불리 등 문제에 직면하자 돌파구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전자상거래와 직매장을 통한 영업력 제고방안을 강구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LG전자는 2012년 중반 이후 △중국의 대형 전자제품 양판점에 대한 의존도 감소 △전자상거래 유통망 확충 △중소도시 시장 집종 공략으로 영업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광주(廣州)일보는 최근 LG전자가 궈메이(國美), 쑤닝(蘇寧) 등 중국의 전자제품 대형 양판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올해 전자상거래를 통한 매출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궈메이, 쑤닝, 융러(永落), 다중(大中)의 4대 가전제품 양판점이 중국 가전시장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유통 '공룡'과의 협력 수위를 낮춘다는 LG전자의 새로운 판매 전략은 중국 매체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간 궈메이, 쑤닝 등 대형 가전제품 유통기업은 전자 제품 판매 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제조업체에 공급가를 낮추도록 강요해 제조업체의 원성을 사고 있었다. 특히, 이들 소수 유통 공룡 중심의 복잡하고 강압적인 유통 구조는 외자기업의 중국 진출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해 왔다.
전자 업계 전문가는 중국의 시장 특성상 대형 양판점을 통한 제품 공급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LG전자가 앙판점 의존도를 낮춘다는 것은 제품 및 가격경쟁력의 한계로 유통업계와의 협상에서 불리한 입지에 놓이게 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향후 이 회사의 중국 영업에 어떤 변화가 불어닥칠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중국 시장의 판매 경로 재정비에 돌입한 LG전자는 이미 톈마오(天猫), 징둥(京東) 등 온라인 쇼핑몰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설하는 등 전자상거래 유통망 확충에 나섰으며, 올해는 그 규모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LG전자 중국법인 B2C담당 송교영 상무는 지난해 말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LG전자는 전자상거래를 통한 가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편 LG전자는 전자상거래 외에도 최근 중국 전사시장의 '메카'로 불리는 베이징 중관(中關)촌에 베이징 1호 LG전자 전문판매점을 개장했다. LG전자는 중국 30여개 도시에 100여 개의 전문매장을 운영 중이며 앞으로 전문매장수를 더욱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전문매장 개설 역시 LG전자가 중국 대형 전자제품 양판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 밖에 LG전자는 타겟 시장을 대도시에서 중소형 도시로 전환할 계획이다. 21세기경제보도(世紀經濟報道)는 올해 초 LG전자가 고가 프리미엄 제품을 위주로 대도시 시장에만 집중한 나머지 중소형 도시 시장은 물론 중국 전체에서 시장점유율과 수익이 급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올해 1월 말 종료된 가전하향(家電下鄕) 정책은 4년 간 125조 원의 소비를 창출했지만 대도시 중심의 고가제품 영업에 집중했던 LG전자는 큰 수익을 낼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 이 신문의 견해다. 가전하향은 소도시와 농촌 지역의 가전 제품 소비를 지원하는 중국의 대표적 내수 촉진 정책이다.
이 신문은 또한 2012년도 상반기 거리(格力), 메이디(美的), 하이얼(海爾) 등 중국 6대 토종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 합계가 78%에 달했지만 같은 기간 LG에어컨의 소매 시장점유율은 0.04%에 그쳤다고 밝혔다. 2012년 상반기 LG전자는 중국 시장에서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휴대전화 시장에서의 성적은 더욱 초라하다. 중국의 산업뉴스 전문 포털 전잔망(前瞻網)은 지난해 말 LG전자의 대대적인 감원과 중국 법인장 교체 소식을 전하면서 LG전자가 휴대전화 시장의 열세 국면을 쉽게 타개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가 휴대전화 분야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지난해 대규모 감원과 함께 일부 한국 파견직원 철수에 나서자 중국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중국 시장에서 철수 할 것이라는 악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