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존심화 자생력과 경쟁력 상실
[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 당국이 상장 회사에 지급하는 보조금이 기업들의 자생 능력을 약화시켜 장기적인 발전에 오히려 저해가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 증권일보에 따르면 상하이(上海)와 선전(深圳) 증시에 상장한 기업 중 현재 1325개 기업이 2012년도 연차보고서를 발표, 이 중 전체 상장 회사의 무려 99%에 달하는 1311개 업체가 지난해 정부 보조금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에 지급된 보조금 규모는 총 549억700만 위안(약 9조9000억원)으로 상장 기업당 평균 4188만 위안(약 75억원)의 보조금을 수령해 간 것으로 확인됐다.
그 동안 중국 당국은 상장 회사를 국가의 중요 자산으로 보고 이들 회사가 경영난에 빠지면 적자 상황을 모면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지급하곤 했다.
하지만 정부 보조금이 상장 회사들의 보편적인 흑자 전환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보조금에 대한 의존도가 커져, 오히려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계은행 수석 부총재를 지낸 린이푸(林毅夫) 베이징대 교수도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열린 보아오 포럼에서 "이미 경쟁력을 갖춘 국유기업에 정부 보조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 증권정보 제공업체 통화순(同花順)에 따르면 작년 가장 많은 정부 보조금을 획득한 기업은 대형 국유 석유 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페트로차이나)와 중국석유화공(시노펙)이었다. 이들이 타 간 보조금 액수는 각각 94억600만 위안, 28억1400만 위안으로 상장 회사들이 획득한 전체 보조금의 17%를 차지했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8개 국유 기업이 수령한 보조금 액수가 전체의 28%를 차지한다며, 중국 경제의 시장화 측면에서도 정부의 보조금 지급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중국 국유 기업에 지급되는 보조금 액수는 전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상하이 자동차는 전년보다 37%가량 늘어난 13억800만 위안의 보조금을 획득했으며, 하이뤄(海螺)시멘트도 전년대비 무려 59%나 늘어난 10억3100만 위안의 보조금을 수령했다.
이에 반해 정부 보조금을 가장 적게 타 간 10개 기업 중 7개가 민영 기업으로 이들이 수령한 보조금 액수는 전체의 0.000146%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